출범 넉 달도 남지 않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사무실 구하기가 난항이다. 본청과 서울청은 을지로에 거액을 들여 임대사무실을 구하고 있다. 전국 다섯 곳에 설치 예정인 지방청은 더욱 심각하여 세금을 많이 들여도 구할 사무실이 마땅치 않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백 명이 근무할 수사 업무에 적합한 장소가 갑자기 찾아질 리가 없다. 특검이 출범할 때마다 사무실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던 전례도 있다.
현실적으로,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 사무실로는 서울고등검찰청(서울고검)만한 곳이 없다. 서울고검 청사는 역대 최대 규모 특검인 내란특검이 즉시 입주한 바 있다. 법조기자단 사무실도 있다. 여유 공간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고검은 업무 부담이 적고 존재 이유도 불분명해 공소청법 논의 과정에서 폐지가 적극 검토되기도 했다. 검찰에서 대규모 인력이 중수청으로 이동하면 서울고검 잔존 인력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중수청 지방청은 지방검찰청 청사 사용이 불가피할 것이다. 혹자는 그러면 수사기소 분리가 된 것이냐고 비아냥댈 수 있다. 하지만, 업무 공간을 층으로 나누고 드나드는 출입구를 분리만 하더라도, 중소청과 공소청 두 기관이 업무를 하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기록 송치와 업무 협조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포렌식 플랫폼(NDFaaS)을 관리하는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도 중수청으로 이관해야 한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에 관리 권한을 남겨놓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중수청의 성공적 출범과 시행착오 없는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준비단의 역할이 긴요하다. 그런데 준비단이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주무부서인 행정안전부도 고질적 인사 적체 해소 같은 젯밥에만 관심 있을 뿐, 부처간 조율과 업무지원에는 인색하기만 하다.
중수청이 무엇인가. 한국형 에프비아이(FBI)를 만들어 범죄 대응을 고도화하고 검찰개혁을 비가역적으로 완수하자는 '응원봉' 민심의 상징 아닌가.
준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부처간 이해에 매몰되고 개혁 대상인 검찰의 업무 태만에 가까운 비협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민정수석실이 컨트롤타워로서 적극 기능하고, 범정부적인 전폭적 지원과 중수청법을 통과시킨 국회의 비상한 관심이 꼭 필요하다. 서울고검 청사의 중수청 이관은 검찰 해체의 역사적 상징이다. 게다가 실용적이기까지 하니, 검찰만 빼곤 모두 반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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