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명박 정부 역주행 이대로 둘 수 없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수없이 많은 것들이 퇴보하고 거꾸로 갔고, 남북관계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인천 앞바다가 다시 분쟁과 공포의 바다로 되돌아 갔다"고 비난했다.
문 이사장은 특히 "6.25전쟁 이후 역대 정부는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평화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거듭해왔다. 박정희 정부의 7.4공동성명,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6.15선언과 노무현 정부의 10.4선언은 모두 이전 정부의 성과 위에서 더 발전시켜가는 것이었다"면서 "이전 정부의 성과를 부정하고 외면하며 거꾸로 간 정부는 이명박 정부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문 이사장은 "통일은 상대가 있고 국제정세와 여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고 역사적 운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면서도 "평화는 우리가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이룰 수 있다.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뒤따라 오는 결과다. 모든 정부는 평화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축사를 맡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더 직설적으로 이명박 정부를 비난했다. 유 대표는 기념식에 정부 대표로 참석한 통일부 차관을 향해 "솔직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다"면서 "지난 4년간 통일부에서 한 일이라고는 사건 터질 때마다 대변인이 텔레비전 앞에 나와 북한 비난하는 성명 발표 한 거 외에는 뭐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유 대표는 "6.15, 10.4선언 속에 민족의 미래가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통합을 하고, 통합이 안 되면 단결과 연대를 해서라도 한반도를 전쟁 분위기로 몰고 가는 불의한 권력을 심판하고 국가권력을 되찾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 일을 해야 하고 이 자리가 그런 다짐의 자리라 믿는다"고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프레시안(김하영) |
이희호 "남편과 열차 타고 고향 가던 중에"
이날 기념식에는 이희호 여사가 격려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2007년 10.4선언을 발표할 때 나와 남편은 열차를 타고 고향에 가던 중이었다"며 "남편이 중간 역에서 남북이 회의한 문서를 받아 읽어 보시고 크게 기뻐하셨다"고 회고했다.
이 여사는 "특히 남편은 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에 대해 참으로 좋은 회의를 했다면서 대단히 기뻐하셨다"며 "유감스럽게도 10.4선언 합의는 이행되지 않고 오히려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등에서 보듯이 서해가 분쟁의 바다가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이 여사는 "최근 남북관계에 변화가 보이고 있다. 환영할 일"이라며 "지난 3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잃었는데, 하루 속히 남북관계를 정상화 시키는데 남북 당국이 앞장 서 주기를 바란다"고 희망섞인 당부를 했다.
이 여사는 특히 "남과 북은 10.4선언 합의 사안들을 이행해야 하고, 그 중에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번 기념식을 이끈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개성-해주' 삼각 경제 클러스터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송 시장은 "분단으로 섬처럼 갇혀 있는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교통 연결이 시급하다"며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길은 남북 교류렵력을 통해 동북아에 새로운 경제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어 "연해주와 시베리아, 몽골, 중앙아시아의 자원과 중국 동북3성의 경제와 대한민국의 경제가 이어지는 중심 고리는 남북화해협력이며 이는 홍콩-광동-선전 클러스터에 상응하는 인천-개성-해주 클러스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상근 "야당들은 왜 강 건너 불 구경하나"
야권에 대한 질타도 빠지지 않았다. 김상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이번 4주년 기념식은 북측과 공동으로 열기로 합의하고, 개막식은 개성에서, 폐막식은 인천에서 할 예정이었으나, 당국이 5.24조치를 근거로 자의적 판단으로 행사를 불허해 공동 개최를 하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524조치는 남북관계를 이렇게 꽁꽁 묶어 놓고 있는데, 야당은 왜 강 건너 불보듯 하느냐"고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북의 소행으로 단정한 상황에서 5.24조치에 대해 국민들이 일정 부분 동의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국민들은 동의와 동시에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에 제동을 걸었다"면서 "국민들은 튼튼한 안보와 남북관계 발전을 동시에 바란다. 야당이 나서서 5.24조치 출구를 열어 내야 할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평화의 쌀' 전달식도 열렸다. 권양숙 여사와 송영길 시장이 각각 봉하쌀과 강화쌀을 북한수재민돕기 쌀보내기 운동본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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