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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를 꿈꾸는 꼬마 정비공"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7>] 리마
정복자들은 꾸스꼬에서 살기 싫었다. 높은 고도에 불편한 교통편, 일주일만에 수백 킬로미터를 주파하는 잉까인들이 되지 않고서야, 정복의 편의를 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계획적으로 건설한 도시가 리마다. 태평양을 맞대고 있는 리마는 거대한 메갈로폴리스다. 위험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고, 물가는 다른 도시에 비해 단연 비싸며 매연은 최악이었다. 리마 시
사진=손문상, 글=박세열
2008.05.13 08:13:00
"꾸스꼬는 팔리지 않는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6>] 꾸스꼬
여행은 어느새 중반을 넘어섰다. 7000킬로미터를 달려 와 페루의 중심부에 와 있는 것이다. 꾸스꼬(Cusco)는 하늘을 나는 섬이다. 그곳에서의 삶은 지상의 그것들과 달라보였다. 내가 느낀 바, 분명히 말하지만 꾸스꼬는 '잉까의 심장'입네 하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마약과 자유를 구분하지 못하는 멋쟁이 히피 그링고들(Gringo, 남미 사람들이 미국인들
2008.05.07 07:45:00
"젖은 땅 위에는 주술적 분위기가 가득하고…"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5>] 뿌노
따끄나(Tacna)에서 뿌노(Puno)로 넘어가는 길은 험하디 험하다. 무에 좋다고 안데스 한 가운데 띠띠까까(Lago Titicaca) 호수는 박혀 있는 것일까? 해발 3000미터는 커녕 300미터 이상에서도 산 적이 없는 우리에게 띠띠까까는 조물주의 악취미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이라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구우불 구우
2008.04.23 18:21:00
"안데스 산줄기마다 박힌 잉까의 미소"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4>] 따끄나와 따라따
깔라마(Calama)를 출발한 우리는 드디어 뻬루(Peru)로 향한다는 기대감에 허파를 잔뜩 열어 제치고 버스의 푹신한 의자에 몸을 던졌다. 칠레 사막의 끝, 뻬루 사막의 시작점을 찍어주는 국경도시 아리까(Arica)의 해 돋이에 마음속으로 작별의 인사를 했다. 안녕 칠레. ▲ 칠레의 국경도시 아리까에서 맞이한 아침. 칠레에서의 마지막 풍경이다. ⓒ손문상
2008.04.13 17:16:00
"분노할 대상을 잃어버려 슬픈 땅"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3>] 칠레를 떠나며
프롤로그 에르네스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이야기는 대단한 영웅담도 아니며 냉소주의자의 넋두리도 아니다" 나 역시 그렇다. 여행으로 고양된 한 젊은 영혼이 지났던 길을 되짚어 가며 나는 그를 만날 수 없었다. 다만 그의 이미지들로 들어차있는 거리와 박물관(아주 사소한)과 모자와 배지를 달고 다니는 또 다른 여행자들을 만났을 뿐이다. 나의 행위는 이미 위대한
2008.03.28 08:15:00
"구리 신전은 '죽음의 도시'를 낳았다"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2>] 추키까마따 구리 광산
추키까마따 구리 광산은 사막 한 가운데 놓인 거대한 신전이다. 태평양 전쟁(1873년 아따까마(Atacama)지역 영유권을 두고 칠레와 볼리비아, 뻬루 연합군이 벌인 전쟁. 칠레가 승리함으로써 구리, 초석 등 자원의 보고인 사막지대를 차지했고, 볼리비아는 내륙국가로 남게 되었다)은 과연 누가 신을 모실 자격이 있는가에 관한 시험이었고, 결국 토착민들은 아무
2008.03.25 08:21:00
"'칠레의 월급 봉투'에는 인디오의 눈물이…"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1>] 아따까마 사막
눈은 마르고 손은 바스락거렸다. 발빠라이소(Valparaiso)에서 안또파가스따(Antofagasta)까지 가는 여정 내내 우리는 버스 안에서 졸다 깨다 하며 칼칼한 목을 다듬어야 했다. 어느 순간 풀빛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먼지 풀풀 나는 모래 둔덕이 차지했다. 지리학이나 기상학 따위를 들추고 싶지도 않고, 지식 역시 짧지만 아따까마 사막지대는 낙타 한
2008.03.20 08:23:00
'아옌데의 나라'에서 만난 한국적 풍경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10>] 산띠아고, 발빠라이소
로스 앙켈레스(Los Angeles)에서 새벽 차를 타고 칠레의 수도 산띠아고(Santiago)로 향했다. 지천에 널린 네루다의 흔적 새벽에도 도시로 향하려는 사람들은 많았고, 개들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유영하듯 터미널 안을 어슬렁거렸다. 아르헨티나도 그렇지만, 이곳 칠레의 거리에서 개는 거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무리를 짓지 않고 각개전투에
2008.03.03 08:04:00
"여성 소방대원이 낯설지 않아요"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9>] 150년 전통의 칠레 소방단
포데로사는 죽었다. 사실 잘도 버텨 온 셈이다. 23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려온 고물 오토바이의 운명 치고는 사실 질긴 것이긴 했다. 탈 것을 소유한 여행은 어쩌면 더 안락한 것일지 모른다. 물론 끊임없는 고장으로 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로스 앙켈레스(Los Angeles)에서 에르네스또와 알베르또는 소방서를 찾아 며칠을 묵게 된다. 로스 앙켈레스는 그리
2008.02.28 08:23:00
'남미의 섬', 칠레
[손문상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ㆍ<8>] 떼무꼬, 꼬이뿌이
떼무꼬(Temuco)시의 풍경은 한국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칠레의 자연 풍광과 사람 사는 곳의 모습은 한국과도 많이 닮아있는데 우리는 놀랐다. 발디비아에서 버스로 약 세시간 반 거리의 떼무꼬는 활기찬 도시였다. 사람들은 목재 관련 산업, 그리고 상업에 종사한다. 떼무꼬 시내 중심가에는 복대기는 도떼기 시장이 넓게 형성되어 있다. 도시의 우중충한
2008.02.27 08: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