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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들'이 남긴 감정으로 '광장 이후'를 다시 읽기
[프레시안books] <광장과 젠더: 집합감정의 행방과 새로운 공동체의 구상>
신촌역 출구에서 밖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올 때면 전단지를 건네주는 누군가의 주름진 손을 제일 먼저 볼 때가 많다. 중년 여성의 손은 너무 친숙해서 거절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지나가는 날이면 그 친절함은 내게 무시할 수도 있는 종류의 것이었던가 다시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오래전 학생운동이 폭력적으로 진압되던 연세대학교 정문을 지나 교내에 펼쳐진
전솔비 시각문화연구자
2023.02.04 09:29:20
장벽이 무너진 자리에, 더 견고한 장벽이 세워졌다
[프레시안books] <미완의 독일통일> 볼프강 엥글러 외, 한울아카데미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단절됐던 남북관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당장 치고 받고 싸워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통일', '평화', '협력', '교류' 등의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민망하고 뜬금없어 보일 정도다. 남북이 서로를 잡아먹을 것처럼 으르렁거리고 있지만, 실제 어느 한 쪽이 상대를 완전히 정
이재호 기자
2023.01.14 13:16:54
임박한 파국을 마주하는 유쾌한 묵시록
[프레시안books]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전현우 지음, 민음사
결국 철학의 부재가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모빌리티라는 범주에서 보면 한국 사회는 아무 생각이 없다.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철도 경쟁체제 유지 방침 속에도 철학 따위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공동체의 삶은 무엇을 바탕으로 유지되어야 하는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따위의 질문을 던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되어버렸다. 세계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2022.12.31 12:11:12
"미국 빅테크 기업과 중국 경찰의 합작…신장 뒤에 시애틀이 있다"
[인터뷰] <신장 위구르 디스토피아> 저자 대런 바일러 교수
베라 저우는 "테러와의 전쟁"이 자신과 상관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을 볼드한 디자인의 귀걸이와 시크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비종교적 패셔니스타라고 여겼다. 베라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의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미국 일류대학에 입학해 도시계획가가 되는 길을 가고 있었다(…)비록 신분증은 베라가 무슬림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아버지와 남
전홍기혜 기자
2022.12.30 08:33:41
전두환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는 정말 잘 했을까?
[프레시안books] <5공 남산의 부장들> 김충식, 블루엘리펀트
"곡필은 하늘에 베이고 제대로 직필을 쓰다간 사람에 베이는 운명." 유일하게 역사를 갖는 건 인간이다. 인간과 동물을 가르는 지점은 추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는 역사의 단편 사실들을 기억하고 언어를 사용해 이를 기록한다. 더 중요한 건 그 사실들을 엮어 서사로 만드는 작업이다. 인과관계를 활용해 현상의 근원을 추론하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 상에 놓여
박세열 기자
2022.12.10 13:49:59
'성매매 여성 불처벌'부터 다시 시작하는 성매매 문제 해결
[프레시안 books] <불처벌>
왜 성매매 여성 불처벌인가? 애들이 항상 그럽니다. 너도 한 번 가보면 쉽게 드나들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저도 제가 쉽게 드나들 것 같아서 첫빵(?)에 신중해 지다 보니 더 안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여자들이 남자와의 잠자리 처음이 어렵듯이 (...) 제 주변은 50~60%정도? 아직 20대 중반이라 이렇고 나이 먹으면 거의 90%에 수렴하겠죠.
홍혜은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 석사과정·책 <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 기획자
2022.12.10 13:34:12
'좋은' 불평등이 아니라 '좋은' 평등의 길이 있다
[프레시안 books] <좋은 불평등>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한 불평등 연구서 불평등 해소는 우리 시대의 과제다. 그런데 불평등이 좋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나타났으니, 그 사람이 바로 <좋은 불평등>(메디치미디어 펴냄)의 저자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이다. 이 책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짧은 독후감을 SNS에 올릴 정도로 화제가 된 책이다. 불평등의 원인과 관련해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
2022.12.10 13:33:52
'제6공화국'과 '중산층 행동주의'에 갇힌 한국, 이 계절을 넘어서려면
[프레시안 books] <근대의 가을 - 제6공화국의 황혼을 살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칼럼을 연재해 온 장석준 신현재 기획위원의 비평집 <근대의 가을>이 출간됐다. 책은 글 모음을 넘어서는 짜임새를 갖고 있다. 1, 2부에서 저자는 한국인들의 정치·사회·문화적 의식과 행동에 대한 진단을 내놓는다. 3, 4, 5부는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대안에 대한 좌파적·생태적 관점의 모색이 담겨있다. 5편의 글로
최용락 기자
2022.12.10 13:33:04
"형기가 없는 형벌, 내자 곁으로 가는 날까지 못 면하는 囚人"
[프레시안books] 풍시조집 <정은 죽었다> 94권 펴낸 박진환 노시인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아내의 죽음은 자신을 형벌하는 고통 필순의 노시인이 오랜 지병 끝에 타계한 아내에게 바치는 애절한 헌시가 있다. ‘풍시조’의 개척자로 널리 알려진 박진환(86) 시인의 이야기다. 박 시인의 아내에게 바치는 헌시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내를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했던 지난 60년의 부부생활을 고백한 통징(痛懲)의 언어다. 긴 세월 함께
이계홍 전 언론인·소설가
2022.12.03 10:20:36
"BIS 모르면 사회 양극화 이야기 할 수 없다"
[프레시안books] 아담 레보어의 <바젤탑>
아담 레보어의 <바젤탑>(더늠 펴냄)이 국내에 번역돼 30일 출간된다. 이 책은 스위스 바젤에 본부를 둔 국제결제은행(BIS)을 다룬다. BIS는 1930년 헤이그협정을 모체로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금융기구로서 중앙은행 간 정책협력을 주요기능으로 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의 은행 기능을 하는 기구라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1975년 연
허환주 기자
2022.11.28 1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