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5월 13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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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아이드걸스
[한윤수의 '오랑캐꽃']<432>
매년 가을이면 인근 고등학교 교감한테서 전화가 온다. "목사님, 외국인 노동자 얘기 좀 들려주시죠." 고 3이 수능시험을 마치면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노는데, 이때 외부 강사로 와서 강연을 해달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땜빵 수업이다. 나는 매번 거절한다. "학생들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상책
[한윤수의 '오랑캐꽃']<431>
숲길을 걷는데 코앞에 인기척이 난다. 밤을 줍는 모양인데 아까 정상에서 만났던 사나이다. "어디 사세요?" 물으니 "요 밑에요." 한다. 산 밑에 산다니 뭐라겠나? "좋은 데 사시네요." 하니, 기껏 한다는 대답이 "좋은 데 사니께 좋지유." 동의어 반복이
망각
[한윤수의 '오랑캐꽃']<430>
태국 노동자 우돈(UDORN)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6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일단 삼성화재에 퇴직보험금을 신청했다. *외환은행 통장으로 넣어달라고! 그러나 돈이 하도 안 들어와서 전화해보니 삼성화재에서는 "국민은행 통장으로 넣었는데요." 한다.
미워도 다시 한 번
[한윤수의 '오랑캐꽃']<429>
30년 전만 해도 최루탄 영화가 대세였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영화다. 그러나 이제는 안 만든다. 울지 않으니까. 한국인의 심성이 변했다는 얘기다. 그럼 베트남은? 줄창 만든다. 줄창 우니까.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9년 된 란(가명). 자
가물치 붕어
[한윤수의 '오랑캐꽃']<428>
가물치 붕어? 뭐야? 시초(始初)는 가물치 양식장에 먹이로 넣어준 작은 붕어다. 대부분 가물치에게 잡아먹힌다. 글자 그대로 먹이니까. 하지만 살아남는 놈도 있다. 이 살아남은 놈이 소위 가물치 붕어다. 특징은 날씬하고 빠르다. 그래야 안 잡혀먹지!
사장님 좋아?
[한윤수의 '오랑캐꽃']<427>
한국생활을 마치고 영구 귀국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출국을 앞둔 이들이 나를 찾아온다. 걱정되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뭐가 걱정이냐? 크게 보면 두 가지다. 1. (비행기 타기 전에) 사장님이 퇴직금 줄까? 2. (내가 부은) 국민연금 다 타갈 수 있나?
쿤타 킨테
[한윤수의 '오랑캐꽃']<426>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못한 일 중 하나는 외국인 노동자를 *노예계약으로 묶은 거다. 한번 묶이면 끝이다. 한국에 있는 한, 다른 공장에 갈 수 없다. 이런 공장일수록 근로조건이 엉망이고, 온갖 부조리가 판친다. 사장님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어느
산화(散華)
[한윤수의 '오랑캐꽃']<425>
무심코 세탁기를 돌렸단다. 바지 속에 외국인등록증이 들어 있는 줄도 모르고. 한 시간 뒤. 빨래를 꺼내다가 경악했다. 반 쪼가리 외국인 등록증이 나왔으니까, 등록증은 다시 만들 수 없다. 불법 체류자니까.
두루마리
[한윤수의 '오랑캐꽃']<424>
죽어라고 안 풀리는 베트남 여성이 있다. 1.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2. (그녀가)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3. 이혼하고 4. 다니던 회사가 불나서 망하고 5. 옮긴 회사에서 동료에게 폭행당하는 동안 한국 생활 6년이 다 흘러가서 이제 4개월 밖에 안 남았다. 그녀는
라스베가스
[한윤수의 '오랑캐꽃']<423>
영화 <두사부일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 정웅인이 습관적으로 내뱉는 대사가 있다. "라스베가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외국인 노동자가 I(가명)은행에 예금을 하러 갔다. 하필이면 그를 맞이한 창구 직원이 외국인 추방단체에 가입한 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