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만 해도 최루탄 영화가 대세였다.
실컷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영화다.
그러나 이제는 안 만든다.
울지 않으니까.
한국인의 심성이 변했다는 얘기다.
그럼 베트남은?
줄창 만든다.
줄창 우니까.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9년 된 란(가명).
자식이 둘이나 있지만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이 세 번이나 폭행하고 자기가 벌어 저축한 돈까지 썼기 때문이다.
그녀가 나를 찾아왔다.
"꼭 이혼하게 도와주세요."
우리 센터의 자원봉사자인 K변호사가 그녀를 도와 이혼소송을 진행시켰다.
서울과 발안을 무수히 오가며.
법원에서 출두하라는 명령이 오자,
몸이 단 남편이 머리를 썼다.
3살짜리 막내아들을 시켜 전화를 걸게 한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한 밤중에 걸려오는 전화.
"엄마, 같이 살고 싶어."
베트남 엄마가 어찌 안 울 수 있나?
울고 또 울고.
그녀의 퉁퉁 부은 눈을 보고
나는 이혼이 물 건너갔다는 걸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소송을 취하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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