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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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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

[한윤수의 '오랑캐꽃']<691>

베트남 노동자 둘이 싸웠는데
A가 쇠막대로 B의 머리를 쳐서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사장님은 동료를 상해한 죄를 물어
A에게 일을 시키지 않았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돈 벌러 온 사람에게 이보다 큰 고통은 없다.
돈도 못 벌고 직장 이동도 안 되니까.
그가 빌었다.
"차라리 저를 해고해 주세요."
하지만 사장님은 요지부동이었다.

할 일이 없어
자연히 밖으로 빙빙 도는데
나는 그가 불법이 되는 걸 막기 위해
1. 밥은 딴 데 가서 먹더라도 잠은 기숙사에서 자고(그래야 무단이탈이 안 되니까)
2. 고용센터에 가서 사정을 얘기하라!
고 이르고는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한 번만 선처해 주십쇼."
"안 됩니다. 이놈은 혼 좀 나봐야 돼요."

다음날 다시 가난에 호소했다.
"얘네 고향 응에안은 베트남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입니다. 부양가족만 20명이 넘는대요. 어떻게 좀 안 되겠습니까?"

사장님이 해고해 주었다.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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