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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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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계속된다

[한윤수의 '오랑캐꽃']<685>

동남아와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 먹는 채소가 있다.
줄기 속이 비었다고 해서 공심채(空心菜).

태국말로는 박뭉, 베트남 말로는 무엉이다.
데쳐 먹거나 볶아 먹는다.
맛은 비름나물과 비슷한데
가장 흔히 먹는 나물로
동남아의 콩나물이라고나 할까.

발안에
공심채를 파는 노점상이 생겼다.
찍새와 딱새 식으로
베트남 며느리가 기르고
한국 시어머니가 파는데
동남아 노동자들이 잘 사가서 재미가 쏠쏠하다.

특이한 점은
*이 씨앗을 가지러 며느리가 1년에 두 번 베트남에 가는 거고,
더 특이한 점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목화씨를 붓뚜껑에 숨겨온 문익점 같은 애국자 내지는
집안이 피기 시작하고 하는 일마다 잘 되게 만든 복덩이로
인식하는 거다.
"몰래 숨켜 오느라고 말도 못하게 고생하지유. 우리 며늘애가."

그러나 이미 씨앗이 수입되어 종묘상에 부탁하면 살 수 있고
전문적으로 길러 파는 농장까지 생겼다는 걸
시어머니는 모른다.

휴가는 계속된다.

* 이 씨앗을 가지러 : 베트남에서 가져오는 씨앗은 제1대 잡종(F1)으로 잡종강세 현상을 보이며 당대에는 잘 자란다. 다만 여기서 채취한 씨앗(F2)은 종자로 쓰기에는 부적절하다. 그래서 정기 휴가를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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