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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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팬레터북'과 '역사의 공회전'
[김종구의 새벽에 문득]
"저는 감옥을 대학이라고 부르죠. 바깥에 있었으면 결코 가질 수 없었던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어요. (…) 제가 꼼꼼하게 엽서에 글을 쓴 이유는 뭔가 강물같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였어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한 고 신영복 선생이 생전에 한 인터뷰의 한 대목이다. 감옥은 끔찍한 유배의 장소이지만, 때로는 독서와 사색의 공간이 될 수도
김종구 (언론인)
고발 사주 사건, '증거인멸'이 '관행'인가
[김종구의 새벽에 문득] 공수처의 수치가 아니라 국가적 수치
'고발 사주' 사건은 한국 범죄사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사건이다. 핵심 피의자들이 모두 범죄 수사로 잔뼈가 굵은 검사 출신이다. 검사가 범인이 되면 범죄의 기획에서부터 실행, 증거인멸, 수사 대응에 이르기까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고발 청부 사건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상세히 보여준다. 이 사건은 공수처의 완패로 끝나며 한 해가 저물어
'버럭 리더십'으로 나라를 이끌겠다는 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두고 흔히 '저돌적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검찰총장 옷을 벗자마자 거침없이 대선판에 뛰어든 것을 비롯해 그가 보여온 정치적 행보를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표현이다. 현 정권을 향한 '저돌적 공격',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저돌적 비판' 등은 현 정권을 싫어하는 유권자들이 윤 후보에게 열광하는
'노재승 사퇴'와 '자가당착 국민의힘'
국민의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던 노재승씨가 결국 사퇴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완강하게 버텼다. 자신의 잘못을 한사코 인정하지 않았다.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낳았고 변명은 다시금 '설화'로 이어졌다. 선대위원장을 물러나면서도 진정성 있는 뉘우침은 없었다. 반성과 사과를 기대하기에는 그는 너무나 강고한 '확신범'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안에서
김건희씨 '돈'과 검찰의 '낮은 포복 수사'
2019년에 개봉한 영화 <돈>(감독 박누리)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브로커의 세계를 깊숙이 다뤄 증권가에서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증권사 법인영업팀 주식 브로커 조일현(류준열 분)은 '번호표'라는 별명의 작전 설계자(유지태 분)와 연결돼 아슬아슬한 머니게임을 벌인다. 이들이 주가 조작을 위해 동원하는 금융기법은 스프레
김혜경 vs. 김건희, '퍼스트 레이디 리스크'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로잘린 카터는 이전의 퍼스트 레이디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남편의 업무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국내 정치는 물론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심지어 내각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대신해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에 대한 순방외교에 나섰다가 부적격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그렇지만 평판이 그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대선
수사, 압수수색, 영장 청구, 영장실질심사, 기소, 재판….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사회를 핏빛으로 물들여온 단어들이다. 이것은 단순히 '사건'을 기술하는 건조한 단어가 아니다. 그 단어 하나하나에 '정치'가 실려 있다. 수사로 민심이 요동치고 압수수색으로 지지율이 춤추었다. 구속영장으로 정치적 희비가 엇갈리고 기소로 정치 판세가 널뛰기했다. 검찰 수사의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김종인의 선택'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박사(그동안 너무 많은 직책을 맡았기 때문에 그냥 '박사'로 표기한다)의 정치 행보를 지켜보며 한때 공자를 떠올린 적이 있다. 공자는 자신의 학문적 이상을 실현할 제후를 찾아 14년 동안 주변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다. 이른바 '주유천하'(周遊天下)다. 김 박사 역시 성격이 다른 여러 정권을 넘나들고, 여와 야를 횡단하는
전두환·윤석열의 '싱크로율'
윤석열 전 총장의 '전두환 찬양 발언'에 대해 모든 신문이 사설을 내어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조선일보만 유일하게 사설을 쓰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조선일보는 2017년 12월9일치 지면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과 똑같은 '전두환 미화' 글을 실었다. "누구에게나 공(功)이 있고 과(過)도 있기 마련이다." "그는 전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을 존중했다." "그는
'후단협의 교훈'과 '진심의 시간'
"어떻게 가져온 정권인데 야당에게 다시 내줄 수 있는가" "지금의 민주당 후보로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 "국민경선이 사실은 사기극이었다." 말의 시점은 '현재'가 아니라 '과거'다. 2002년 제16대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를 놓고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사람들이 주장한 '후보 교체론' 어록들이다. 20년 가까운 세월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