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5월 12일 0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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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실패한 쿠데타'에 가담할 텐가
[김종구의 새벽에 문득]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대법원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 하나는 총칼이고, 하나는 글이다. 그러나 본질은 같다. 민주주의를 허물어뜨려서라도 목적을 달성하려는 적나라한 정치적 욕망의 표현이다. 비상계엄이 국민이 쌓은 헌정질서의 탑 위에 무력의 깃발을 꽂으려 한 시도였다면, 대법원의 졸속 선고는 민주주의 꽃인 선거에 개입해 국민의
김종구 (언론인)
헌재 윤석열 탄핵 8대 0으로 나올 이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때, 재판관들이 단순히 손을 들어 찬반을 가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판단을 지탱하는 법적 논리를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다. 비상계엄이 위헌이 아님을 입증하는 글은 어떤 논리로 쓸 것인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선택 명예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재판관은 법률 조문을 통해 말한다. 나도
'정치판 장돌뱅이'들의 헌법 모독
홍준표 대구시장은 12·3 내란 사태 뒤 일찌감치 대선 출마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면서도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냉소가 나왔다. "탄핵에 반대한다더니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것 같다." 대선에 나갈지 묻는 기자 질문에 이런 답변도 했다. "나간다.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가겠나." 장돌뱅이는 물건을 팔기
'대선 낙선자'에게 '당선무효형' 다그치는 사람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끝났다. 언론들은 일제히 이렇게 썼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에 대해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2심 선고 일자를 3월26일로 확정했다." 이 사건은 22대 총선 때가 아니라 지난 대선 기간에 일어났다. 이재명 대표는 패배했다. 패배한 자가 무
살인마를 향한 사랑, 내란범을 향한 집착
하이브리스토필리아. 그리스어로 범죄를 뜻하는 'hybristos'와 사랑을 뜻하는 'philia'가 합쳐진 말이다. 범죄인을 향한 사랑, 혹은 그에 매혹되는 심리를 뜻한다. 범죄자는 죄인이지만, 때로는 우상이 된다. 역사는 수많은 범죄와 그에 열광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20세기 최악의 살인마'로 불리는 찰스 맨슨에게는 '맨슨 패밀리'라는 열렬한 추종 세
나훈아, '오른팔 감싸기'로 사랑 노래마저 빛을 잃다
1966년 데뷔한 나훈아는 60년 가까이 가수 생활을 이어오며 120곡이 넘는 히트곡을 남겼다. 한국에서 노래방 반주기에 수록된 곡이 가장 많은 가수가 나훈아다. 가히 '트로트의 황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나훈아는 주로 사랑, 이별, 고향 등을 노래했다. 그의 노래에 시대나 역사는 없었다. 고 김민기는 1971년에 <친구>가 수록된 첫 정
소설 한남산성: 폐주 윤석열의 졸렬한 싸움
[새벽에 문득]
제19장 : 농성(籠城) 궁에서 쫓겨난 폐주(廢主)는 한남산성으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수도 한양의 방어 요충지인 한강진(漢江津)이 지척에 있는 요새였다. 성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망루마다 초병을 세웠다. 폐주가 거처하는 내전으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 목책을 세우고 가시철조망을 둘렀다. 성 바깥 세상이 요동치고 법의 칼끝이 성벽을 두드렸으나, 그는 높은
'총체적 ZR발광'에 숨겨진 '카오스 전략'
"아직도 (국회에) 못 들어갔냐"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기소하면서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사태 당시 발언 내용이다. 이 발언들을 접하면서 떠오른 말이 하나 있다. '지랄발광.'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무속 정치'의 처참한 종말
'내란 비선'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경기도 안산에서 점집을 운영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로 의미심장하다. 12·3 내란 사태에도 역술과 무속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시사한다. 역술·주술을 매개로 남편을 조종하며 각종 국정에 개입해온 김건희씨가 내란 과정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노상원씨의 점집은 내란 사태의 비밀을 풀 여러 열쇠를
국민의힘 의원들, 계엄군 병사들만도 못하다
12·3 내란이 다행히 유혈사태로 치닫지 않은 것은 부당한 명령에 맞서는 분별력과 용기를 지닌 현장 지휘관과 장병들의 역할이 컸다 "국회 문을 부수고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현장 장병들에게까지 하달됐지만 이를 거부했다. 선관위 출동 지시를 받은 방첩사령부 부대원들은 편의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라면을 먹으며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