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3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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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맞은 비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2>
다음은 25일자 <프레시안>에 실린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1회 키파 파니의 에세이, '우산에 대한 다른 생각'에 대한 시인 김정환의 답시(答詩)이다. 편집자 내가 맞은 비 계단을 오를수록 아니 내려갈수록 나는 노인이지만 비움과 채움의 불균
김정환 시인
문학하는 철학과 철학하는 문학 사이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3ㆍ끝> 철학자-문학평론가 김진석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녁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
인간의 법은 끝내 아름답다. 혹은, 불안 없는, 멀쩡한 희망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2> 변호사 강금실
우선 앉거라. 지붕 무너질 걱정 아니 해도 된다… 요새야 지붕보다 더한 것도 백주 대낮에 와르르 무너지는 판이므로 위력을 다소 잃었지만, 이런 말 만큼 구세대 전매특허로서 신세대 지향적이고, 동시에 신세대에게 나날이 새로운 깨우침을 주는 말도 없다. 대형건물이 무
미래를 향해 서는 일상의 집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1> 건축가 승효상
할 수만 있다면 어머니, 나를 꽃 피워 주세요 당신의 몸 깊은 곳 오래도록 유전해온 검고 끈적한 이 핏방울 이 몸으로 인해 더러운 전쟁이 그치지 않아요 탐욕이 탐욕을 불러요 탐욕하는 자의 눈앞에 무용한 꽃이 되게 해주세요 무력한 꽃이 되게 해주세요. 온몸으로 꽃이어
가장 넓고 깊은 세상의 배꼽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10> 문학동네 사장 강태형과 편집위원 신수정
80년대 초 갓 상경한 강태형(은 `형`이 아니라, 성이 `강`이고 이름이 `태형`이다)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프로필은 좀 어수선했다. 갓 데뷔한 시인이자 돼지 값이 폭락하여 호되고 쓴 맛을 본 정부 지정 영농후계자인 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세계챔피언 직전에 턱을 다
폭발하는 심장, 절규하는 사랑의 노래, 그리고, 그러나...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9> 가수 전인권
전인권이 참으로 오랜 세월 공들여 쓴 책 <걱정 말아요 그대>(청년사, 2005) 표4에 나는 이렇게 썼다. 제 목숨을 깎아 여럿의 목숨, 공동의 목숨, 미래의 목숨을 만들어내는 공연 예술의 정점을 `전인권 노래`는 보여준다. 그는 폭발적으로 절규하지만, 동시에 그의 노래 한
저, 글쓰기의 지옥과, 그 너머 단아의 표정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8> `쟁이` 고종석
문태준 시 <맨발>은 2-3년 전 말 그대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언어 흐름과 착상의 흐름이 유구하면서도 기발하여 더욱 신기하고 그 신기함이 곧장 고전적 품격을 얻은 명편이지만, `글씨는 자세`라는 밋밋한 제목의 산문으로 읽어도 감동이 섬짓하고 엄정하다. 전문이
자본과 미학 사이 전쟁터에 선 `아름다움의 권위`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7> 영화제작자 차승재
영화제작자를, 그것도 차승재처럼 돈 단위가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른 제작자와 친해지는 것은 5년 전만 해도 전혀 예정에 없던 일이다. 그가 약간 `힘주어' 만든 영화 한 편 제작비면 너무 책을 많이 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결국 악명 높은 내 저서 숫자 모두를 출판
육체의 응집인 정신과 정신의 해방인 육체의 변증법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6> 연극인 안치운
안치운을 만나는 일은 프로메테우스와 대면하는 일이다. 그의 몸매의 표정은 우람하고 강단 지고 윤곽 뚜렷하고 낙관적이며 친절하게 과묵하지만,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은 늘 진지하고 고통이 묻어난다. 그를 괴롭히는 것, 매일 새로 돋아나는 그의 생간을 맨처음처럼 쪼아 먹
눈 빛으로 대화하는 어머니의 전형을 찾아서, 혹은 연기의 미분학과 삶의 적분학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제2부 <5> 연기자 고두심
나는 어려서 우리들이 하는 말이 별이 되는 꿈을 꾼 일이 있다. 들판에서 교실에서 장터거리에서벌떼처럼 잉잉대는 우리들의 말이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꿈을.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찬란한 별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릴 때의 그 꿈이 얼마나 허황했던가고.아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