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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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월도(紫月島), 겨울 산이 가장 깊다
강제윤의 '섬을 걷다' <6> 자월도
겨울 산의 나무는 구도자다. 화려한 치장도 채색의 옷도 다 벗어재낀 본연의 모습. 겨울 산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숨길 수 있으랴. 산 스스로도 다 드러내 놓고 서 있는 것을. 이미 투명한 산의 속살에 담긴 사람이, 산짐승과 날 짐승이 또 어디에 몸 숨길 수 있으랴. 가
강제윤 시인
성도 이름도 없이 '아무것이네' 하고 부르고
강제윤의 '섬을 걷다' <5> 연화도
연화도 뱃머리가 기계음으로 요란하다. 절단기에 잘게 토막 난 생선들이 차곡차곡 박스에 쌓인다. 가두리 양식장으로 갈 사료들이다. 냉동 청어, 갈치, 정어리 등은 통영 항으로 수입 돼 각지의 양식장으로 흘러든다. 작업 중인 사내는 2만 마리의 우럭을 키운다. 그의 양식
죽음 곁에서도 삶은 따스하다
강제윤의 '섬을 걷다' <4> 욕지도
대합실은 평등한 공간이다. 대합실에서는 누구나 일개 여행자에 지나지 않는다.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합실은 일상적이면서도 비일상적인 공간이다. 섬으로 가는 뱃길 또한 그러하다. 배에 따라 더러 1등실, 2 등실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눈속임에 불과
고려 시대 바다에서 솟아난 섬, 비양도
강제윤의 '섬을 걷다' <3> 비양도
돌아보면 삶은 언제나 나를 배신했지만 시간은 늘 나의 편이었다. 시간이 나를 배신 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나에게 가해진 어떤 상처와 고통도 아물게 해주고 치유시켜준 것은 시간이었다. 우주의 유일한 주재자는 시간이다. 시간은 언제나 시간에게 몸 맡기는 자의 편
한국의 '이스터 섬', 여서도
강제윤의 '섬을 걷다' <2>
돌과 바람의 나라 완도항을 출항한 섬사랑 3호는 청산면의 여러 섬들을 거처 여서도로 향한다. 여객선은 완도와 여서도 사이를 하루 한번 왕래하는 정기선이지만 난바다의 드센 파도로 결항이 잦다. 떠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배다. 완도에서 여서도까지 직항로는 40여
사람은 빛으로부터 왔다
강제윤의 '섬을 걷다' <1> 덕우도
이 나라에는 사람의 길이 없다. 사람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이 없다. 길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란 사실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길을 나서면 질주하는 자동차의 위협으로 사람들은 늘 위태롭다. 사람의 길을 찾아 다녔다. 섬에서 그 길을 발견했다. 섬의 길은
은하 철도, 서울역에서
[전태일통신 45] 노숙자가 있는 변함없는 풍경
새벽 4시 30분, 서울역 대합실은 노숙자들의 천국이다. 지옥에 등 대고 누운 자들도 천국의 꿈을 꿀 수 있다. 저들은 모두 어느 별에서 온 것일까. 은하철도의 차표를 잃어버린 은하 여행자들. 매정한 검표원은 여행자들을 이 낮선 행성에 내 던져놓고 떠나버렸다. 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