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문경식)은 24일 고 전용철(46) 씨의 사망 원인은 경찰의 과잉진압이라고 주장했다. 고 전용철 씨는 지난 17일 충남대 병원에 입원한 뒤 두 차례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으나, 이날 새벽 6시30분경 숨을 거두었다.
전농이 고 전용철씨 사망원인으로 경찰 폭력을 지목한 이유는 고인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쌀협상 국회 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이 고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5일 농민대회는 농민과 경찰 간 충돌이 격렬했던 탓에 이 대회 직후 101명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병원 신세를 졌고, 현재(24일)까지 10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유홍석(완주), 김광옥(순천), 한수봉(정읍) 씨 등은 코뼈가 함몰되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전농에 따르면, 전국농민대회가 있던 지난 15일 오후 7시경 집회해산을 시도한 경찰들은 현장에 있던 전 씨에게 수 차례 구타했다. 이로 인해 전 씨는 머리와 오른쪽 눈, 가슴 등에 심한 충격을 받았지만 뚜렷한 외상이 없어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문경식 전농 의장은 "고인은 15일 경찰로부터 심각하게 구타당했지만 눈에 보이는 외상이 없어 간단한 응급조치만 받았다"며 "심각한 부상자가 너무 많아 경황이 없었기에 고인에 대해 충분히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농민대회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인과 함께 농민회 활동을 해온 이병훈 전농 충남연맹 주교면지회 사무장이 15일 집회 이후 안색이 좋지 않은 고인이 걱정돼 지난 17일 고인의 집을 방문해보니 이미 고인은 침을 흘리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병훈 씨는 고인을 급히 인근 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갔으나 뇌출혈이 심각한 것을 확인하고 고인을 곧바로 충남대병원 중환자실로 옮겨 두 차례에 걸쳐 뇌수술을 받게 했지만, 결국 24일 오전 6시 30분경 고인은 사망하고 말았다.
전농은 고인의 시신을 서울 중앙대 병원으로 옮긴 뒤 정확한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측은 부검을 보령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고인의 시신을 서울로 옮기는 것을 저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농은 경찰측과 대치 중이다.
전농의 민동욱 정치국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대천 나들목에서부터 경찰병력이 시신운구 차량을 막아섰다"며 "경찰이 끝까지 시신운구를 방해할 경우에 대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숨진 고 전용철 씨는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으며 한때 철도청에 입사해 7년 간 직장생활을 한 뒤 지난 1989년 귀농했다. 이후 고인은 2002년 보령 농민회에 가입했고 지난해 2월부터 보령농민회 주교면 지회장을 맡았다. 고인은 미혼이며, 가족으로는 누나와 남동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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