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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리는' 농심(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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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흘리는' 농심(農心)

여의도서 전국농민대회…경찰과 충돌로 부상자 속출

결국 농민들이 또 '피'를 보고 말았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 중 일부는 이날 배치된 88개 중대 1만여 명의 경찰과 충돌해 수십 명이 부상으로 크게 다쳤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8개 농민단체를 포함한 '쌀협상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이하 쌀비대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쌀협상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한 전국 농민대회'를 열고 '쌀협상 비준안 강행처리 중단'과 '근본적 농업 회생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1만여 명의 농민들은 지난 11일 농촌과 농업의 앞날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용품 씨의 추모제도 함께 열고, "졸속적인 쌀협상 국회 비준을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350만 농민은 21일로 예정된 '우리농업 살리기 전국농민 총궐기대회'를 열고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쌀비준안 국회 통과시, 전국의 야적장에 불 지를 것"**

문경식 전농 의장은 "노무현 정부는 농민의 간절한 요구를 배신했다"며 "국회 비준안을 이대로 통과시킨다면 전국 곳곳의 야적작에 있는 쌀을 불사르는 '나락 야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대회에는 국제적 소농조직인 비아 캄페시나(Via Campesina) 소속 인도네시아 농민연합의 테도 프라보노도 참석해 "WTO 협상과 자유무역으로 지금 세계 곳곳의 농부들은 인도네시아나 한국이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하고, 자급능력이 있음에도 헐벗고 있다"며 "이 모든 고통에 맞서 우리는 함께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박수를 받았다.

농민들은 문화마당에서의 농민 대회를 마친 뒤 고 정용품 씨의 영정사진과 유품을 앞세우고 오후 4시경 여의도 국회 앞으로 장소를 옮겨 집회를 계속하려 했으나, 수십 대의 차량을 동원해 국회 앞 도로를 모두 가로막은 전경버스와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도로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한 농민들은 준비해 온 물푸레나무 막대기와 쇠파이프 등을 휘둘렀고, 물대포를 쏜 다음 방패를 휘두르며 진압하는 경찰에게 돌과 빈 병 등을 던지며 격렬히 대항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전경버스 일부가 불태워졌으며, 농민들이 흘린 피로 붉게 물든 국회 앞 아스팔트 위에는 경찰이 뿌린 물과 병 조각이 뒤섞여 나뒹굴었다. 이날 오후 6시 반경까지 경찰과 충돌한 지 2시간이 넘도록 시위가 끝나지 않아 부상자는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농민단체들은 오는 18일 부산 광안리와 21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각각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농민대회를 열고 쌀협상 비준 반대 집회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다음은 이날 농민대회의 10대 요구사항이다.

하나. 우리 농업의 근본 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이 없는 졸속적인 쌀 협상 국회비준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농민단체-국회-정부 3자간 협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하여 실효성 있는 농업 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하나. 각종 농업통상협상에 농민 대표의 협상 참여를 보장하여, 실질적인 협상 전략 수립과 대책 마련이 이뤄지도록 하라!
하나. 농업ㆍ농촌기본법을 전면 개정하여 식량자급율 목표치를 법제화하라!
하나. 쌀소득보전직불제를 실질적인 농가소득 지지가 가능토록 전면 개편하고, 밭농업직불제를 즉각 도입하라!
하나.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양곡 정책을 전면 개편하여 쌀값 보장 및 수급 안정을 도모하라!
하나. 매년 300만 석 이상의 대북 쌀 지원을 법제화하여 통일농업의 기틀을 마련하라!
하나. 학교급식법 개정 및 지자체별 급식조례 제개정을 조속히 추진하라!
하나. 신규 정책자금 금리를 1%로 인하하고 상호금융 저리 대체자금 조건부 지원 조항을 삭제하라!
하나. 식품 업무를 농림부로 일원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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