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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비준안 통과에 좌절한 농민들 시위… 분신…

15일 농민대회 참가 농민은 '머리 부상'으로 숨져

국회가 23일 오후 쌀 관세화 유예 협상에 대한 비준안 동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농민의 분신과 죽음 등 안타까운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밤에는 40대 농민이 집회 도중 분신을 시도해 현재 중태고, 지난 15일 농민대회 도중 부상을 당한 농민단체 간부가 24일 새벽 운명을 달리하는 등 "정권 퇴진 투쟁을 벌이겠다"는 농민들의 분노와 좌절이 격화되고 있다.

***쌀 비준안 통과, 농민들 잇따른 분신**

23일 오후 11시20분께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앞에서 쌀 비준안 통과 반대 집회를 열던 도중 농민 진성규(48. 의령) 씨가 불이 붙은 기름통에 뛰어들어 분신을 시도했다.

이에 주위에 있던 농민들이 김 씨 몸에 붙은 불을 긴급히 끄고 곧바로 구급차로 창원병원으로 후송해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나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등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새벽 2시께 화상 전문 병원인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부산경남지역 농민들은 국회의 쌀 비준안 강행처리에 맞서 농민 300여 명이 차량과 트랙터 등을 이용해 고속도로 진입 투쟁을 벌였으며, 고속도로 점거 농성 등을 벌이다 오후 3시경 쌀 비준안 통과 소식을 듣고 경남 창원 도청 앞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 농민들을 대거 연행해 마산, 밀양 경찰서 등에 분산 수용했고, 이에 반발한 전농 부경연맹 회원 및 농민들은 오후 8시 경남도청 도지사실을 점거하고 연행자 석방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연행농민을 석방키로 약속했고 오후 9시 농민들은 도지사실 점거를 풀었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후 석방' 입장에 따라 연행 농민들에 대한 조서를 받느라 석방 시간이 지연됐고, 농민들은 이에 반발해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밤 11시부터 경남도청 앞에 적재된 나락에 불을 붙이며 연좌농성을 벌이던 중 김 씨가 분신을 시도했다.

또한 이날 오후 2시30분께에는 경부고속도로 구미IC 앞에서 농민 이모(51) 씨가 볏단에 불을 붙이며 시위를 벌이던 도중, 경찰이 소화기로 볏단의 불을 끄자 자신의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분신을 기도하다 불을 붙이기 전에 경찰에 의해 저지 당하기도 했다.

***농민대회 참가 농민회 지회장, 머리 부상으로 24일 사망**

한편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농민대회에 참가했던 보령농민회 전용철 주교면 지회장이 24일 아침 7시경 숨졌다. 전농은 "15일 농민대회에서 경찰의 방패와 곤봉에 머리를 수 차례 맞아 두 차례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지만 24일 새벽 끝내 운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전 씨가 15일 농민대회에 참가한 것은 맞지만 16일 귀가하던 도중 집 근처에서 넘어져 머리 부상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농 관계자는 그러나 경찰의 주장에 대해 "전 지회장은 15일 농민대회 당시 진압에 나선 경찰에 의해 머리를 수 차례 가격 당했으나 별다른 외상이 없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귀가 하던 도중 쓰러진 것"이라며 "경찰의 주장은 책임회피용 유언비어에 불과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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