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 농민은 노무현 정권과 보수 정치권이 벌인 야비하고 잔인한 살농(殺農) 현장을 봤다. 우리는 반드시 농민에게 비수를 꽂은 잔인한 노무현 정권에게 백배천배로 되갚을 것이다"
23일 쌀 협상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노한 농심(農心)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국회 앞 집회를 비롯해 각종 관공서 점거, 도로 점거가 이어지던 중 급기한 한 농민이 분을 못 이기고 분신을 시도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23일 밤 11시 20분경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앞에서 발생한 농민 진성규(48) 씨 분신 사건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이 24일 격한 어조의 성명을 발표했다.
***"노무현 정권이 사망선고를 내렸다"**
이들은 "어제(23일) 1만5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의 혼과 삶을 이끌어온 쌀농업이 노무현 정권에 의해 타살됐다"며 "노무현 정권은 350만 농민과 식량주권을 지켜내자고 주장해온 모든 국민에게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머리가 터지고, 갈비뼈가 부스러지고, 방패에 짓이겨도 쓰러지지 않고 쌀을 지키기 위해 군청 앞으로, 도청 앞으로, 국회 앞으로 모여 외쳤다"며 "또한 자식같은 나락을 천덕꾸러기인 양 아스팔트에 쌓고 화염속에 불타게 했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이들은 쌀 협상 비준안 국회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벌인 농민집회에서 발생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4500만 국민은 마지막 생존의 벼랑끝에서 발버둥을 치는 농민들에 대한 경찰의 치졸하고 광폭한 탄압의 현장을 보았다"며 "목이 터져라 울어도 보았고, 고속도로를 막고 비준반대를 외쳐봐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배신감과 허탈감뿐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농민 진성규 씨 분신, "무력한 농민의 마지막 선택"**
23일 의령 농민 진성규 씨의 분신 사건에 대해서는 "외롭지만 한없이 넓고도 깊은,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없고, 다시는 되풀이되어선 안 되는, 생명을 담보로 한 아주 짧은 외침이었다"며 "점점 조여오는 공권력의 방패 앞에서 무력한 농민의 마지막 선택은 분신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이 절규는 정권에 대한 분노였으며, 공권력에 대한 무력감을 이겨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또한 잡혀간 동지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었다"고 덧붙였다.
***"피맺힌 원한이 구천에 사무치고 있다", 정권퇴진 투쟁 선언**
이들은 끝으로 쌀 협상안 국회 비준에 앞장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게 보내는 농민들의 강력한 경고성 주장으로 성명을 마쳤다.
이들은 "농민들에게 비수를 꽂은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농민의 절규를 외면하고 반농민적 보수정당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한나라당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의 칼날을 여야 정당에 정조준했다.
이들은 이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민들의 피맺힌 원한의 목소리가 구천에 사무치고 있다"며 "더 이상 노무현 정권에게 기대도 미련도 갖지 않으며, 이 순간부터 현 정권에 대한 퇴진투쟁에 돌입한다"며 정권퇴진 운동을 공식화했다.
다음은 전농 부경연맹이 24일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쌀협상 국회비준 국회 강행처리와 진성규 동지 분신에 대한 전농 부경연맹의 성명>
350만 농민에게 비수 꽂은 잔인한 노무현 정권, 우리는 반드시 백배천배로 되갚을 것이다.
어제(23일) 1만5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의 혼과 삶을 이끌어 온 쌀농업이 노무현 정권에 의해 타살되었다.
또한 노무현 정권은 350만 농민과 식량주권을 지켜내자고 주장해온 모든 국민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
우리는 머리가 터지고, 갈비뼈가 부스러지고, 방패에 짓이겨도 쓰러지지 않고 쌀을 지키기 위해 군청 앞으로, 도청 앞으로, 국회 앞으로 모여 외쳤다. 쌀협상 비준안은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목숨마저 스스로 끊게 하는 극단적 선택을 강요했으며, 자식같은 나락을 천덕꾸러기인 양 아스팔트에 쌓고 화염속에 불타게 했다. 또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강기갑 국회의원과 한병석 의장에게 한 달째 이어가게 만들었다.
350만 농민은 노무현 정권과 보수정치권이 벌인 야비하고 잔인한 살농 현장을 보았다. 또한 4500만 국민은 마지막 생존의 벼랑끝에서 발버둥을 치는 농민들에 대한 경찰의 치졸하고 광폭한 탄압의 현장을 보았다. 우리는 역사에 기록될 어제 오전 10시 고속도로 진입투쟁부터 오늘 새벽 2시 동지들의 석방을 위한 연좌농성 투쟁까지 장장 16시간 생사를 건 투쟁의 현장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 목이 터져라 울어도 보았고, 고속도로를 막고 비준반대를 외쳐도 보았고, 연행된 동지들을 석방하라며 도지사실을 점거하고 항변도 해보았지만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배신감과 허탈감뿐이었다.
한 농민은 싸웠다. 그 싸움은 외롭지만 한없이 넓고도 깊은,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없고, 다시는 되풀이되어선 안되는, 생명을 담보로 한 아주 짧은 외침이었다. 투쟁의 현장에서, 동지들이 보는 앞에서, 점점 조여오는 공권력의 방패 앞에서 무력한 농민의 마지막 선택은 분신이었다. 이 절규는 정권에 대한 분노였으며, 공권력에 대한 무력감을 이겨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또한 잡혀간 동지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이었다. 우리는 그를 통해 보았다. 한순간 패배감에 젖어있는 우리들로 하여금 똑똑히 보게했다. 누가 민중의 편에 서 있는지, 누가 농민을 배신하고 농업을 파탄으로 몰아가는지를….
이러한 피가 거꾸로 솟는 살농 현장에서, 농민들에게 비수를 꽂은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 농민의 절규를 외면하고 반농민적 보수정당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한나라당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결단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농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한 명의 농민이라도 구속하고자 끝까지 기만과 거짓으로 일관했던, 그래서 한 농민을 분신으로 몰고간 경찰들에게도 백배천배의 복수를 준비할 것이다.
우리 농민들은 오늘로써 노무현 정권과의 비타협적 투쟁을 선언한다. 더 이상 노무현 정권에게 기대도 미련도 갖지 않을 것이며 이 순간부터 노무현 정권에 대한 퇴진투쟁에 돌입한다.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민들의 피맺힌 원한의 목소리가 구천에 사무치고 있다. 농민의 자살과 분신은 미국과 WTO의 강도적인 개방압력과 그 추종자인 노무현 정권의 살농정책이 빚어낸 필연적 산물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어제 쌀비준안이 가결되었지만 우리는 한 톨의 수입쌀이라도 국민의 밥상에 오르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노무현 정권의 살농정책을 파탄시키고, 농민열사들의 절규를 받아 안고, 진성규 동지의 외침을 기억하며, 쌀개방 저지투쟁에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또한 비록 사대매판 정권에 의해 쌀협상 비준안은 가결되었지만 결코 한 톨의 쌀도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350만 농민이 모두 구속되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코 막아낼 것을 선언한다. 마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쌀이 이 땅에 들어올 수 없도록 입항저지 투쟁뿐 아니라 현재 전국 곳곳에 쌓여있는 수입쌀 창고에 대해 소각투쟁을 전면적으로 벌여낼 것을 밝혀둔다. 특히 12월 홍콩에서 DDA 각료회의를 분명히 저지하여 개방에 미친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제 민중의 심판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이렇게 농민을 저버린 정권과 정치권의 말로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내가 바로 이경해라는 정신으로, 내가 바로 정용품, 오추옥 열사라는 마음가짐으로, 내가 바로 온몸으로 절규하는 농민 진성규라는 다짐으로 매일 저녁 6시 이곳 도청 앞에 모여 결연히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5년 11월 24일
전농부경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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