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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 다시 농성장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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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 다시 농성장 단식

계속 꼬이는 기륭전자 문제…사측 도감청 의혹 제기

점점 더 꼬이고 있다. 기륭전자 얘기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김소연 분회장은 지난 22일 기륭전자 앞 농성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그는 "현실의 무력함과 비참함에 눈물이 앞서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륭전자 측은 단식자뿐만 아니라 동조 단식을 벌이는 누리꾼까지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사측은 노조에 "26일까지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집행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교섭은 지난 14일 중단된 이후 재개될 기미가 없다. 이런 가운데 25일에는 "사측이 불법적으로 농성장을 실시간 도감청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소연 분회장 "기륭전자, 사람의 목숨 앞에 더욱 잔인하고 오만해졌다"
▲ 김소연 분회장은 지난 22일 기륭전자 앞 농성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그는 "현실의 무력함과 비참함에 눈물이 앞서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지난 16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다시 농성장으로 돌아 온 김소연 분회장은 이날 "(기륭전자는) 기어이 저를 죽이고 말겠다는 살의를 보였다"고 사측을 맹비난했다. "언론을 통해 돈이나 탐하는 무리로 우리를 매도했다"는 것.

실제 김소연 분회장이 병원을 박차고 농성장으로 돌아온 데는 지난 22일 <조선일보>의 보도 '기륭전자에선 무슨 일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의 고소·고발도 한 몫을 했다. 김 분회장의 단식은 이날로 73일을 맞았다.

회의 내용 사측 문자 메시지로 실시간 전달

이런 상황에서 사측의 불법 도감청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22일 김소연 분회장이 기륭전자 박동준 총무이사로부터 받은 몇 통의 문자 메시지에 당시 진행 중이던 공대위 회의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었던 것.

김소연 분회장의 단식 지속 등의 회의 내용을 놓고 박동준 이사가 마치 회의장에 함께 앉아 있는 사람처럼 의견을 전달해 온 것이다. 이날 오후 1시 27분에 도착한 "분회장님이 단식한다고 판이 바뀔 것 같으면 하세요. 또한 동지들의 의견도 귀담아들으시길" 등의 문자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옥상 위 천막 농성 철거 여부를 놓고도 박 이사는 "천막 치우자 민노당 최석희, 반대자 문재훈"이라는 문자를 같은 날 1시 36분에 김 분회장에게 보내 왔다. 노조가 사측의 불법 도감청 의혹을 제기할 만한 상황이다.

민주노동당과 기륭전자 승리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오전 기자 회견을 통해 "단식 73일째인 단식자에게 회의 내용을 문자로 보낸 기륭전자 사측의 태도는 단식자의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든 수치심과 극도의 분노를 느끼게 해 자제력을 잃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며 "이는 인권 침해와 반인륜적 행위를 넘어 살인 행위에 가까운 중범죄"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들은 "박동준 이사는 사측 교섭 대표 3인 중 1명임을 감안할 때, 사측이 교섭 상대인 노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문제를 제소하고 박 이사와 지휘 관계에 있는 최동열 회장과 배영훈 대표이사를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똥은 안 치우고 종이나 비단으로 덮으려 한다"

그간 여성 노동자의 단식이 70일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기륭전자 문제를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조선일보>가 최근 보도한 기사도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22일 "현재 노동계에선 기륭전자 공장은 '비정규직 투쟁의 본산(本山)'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김영창 이사의 입을 통해 "노조가 중소기업 하나는 무너뜨릴 정도로 힘이 세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소연 분회장을 놓고 이 신문은 "2000년 부도난 갑을전자의 대표이사를 상대로 파산 위로금(6억 원)을 받기 위해 155일간 본사 점거 농성을 벌였던 인물"이라며 "분회장이 전문 노동 운동가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23일에도 '기륭전자, 1095일 농성 기록 세우고 노사(勞使) 함께 망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내 "3년의 농성은 회사와 노조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며 "좌파 노동계와 정치권은 회사와 비정규직 농성자를 살리겠다는 것보다 어떻게든 기륭전자 사태를 이용해 먹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보도를 놓고 기륭전자 노동조합은 "<조선일보>가 기사에서는 전문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소연 분회장에게, 사설에서는 인간적 연민을 가지고 연대하는 사회 양심 세력에게 그 책임을 전가했다"며 "그것은 똥을 치우지 않고 종이나 비단으로 덮어버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 보도 요청을 했다.

한편, 참여연대가 지난 21일 제기한 기륭전자 경영진의 경영권 획득 과정 의혹으로 주가마저 급락하고 있다. 이처럼 파업 1100일을 코앞에 둔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가 갈수록 더 복잡하게 얽혀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오는 27일 서울 가산동 기륭전자 앞에서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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