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가 21일 70일 넘게 단식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단식이라는 극단적 수단으로 합법적인 기업 활동마저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기륭전자 측은 업무방해 혐의를 제기했다.
기륭전자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하도급업체 직원들의 시위 때문에 지난 3년간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며 "진실을 왜곡하며 기업을 괴롭히는 이들이 판치는 사회에서 중소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륭전자는 또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노조는 위로금을 주지 않는다고 합의를 깼다"며 "특히 해외 바이어에게 거래 중지를 요구하고 합법적 경영권 인수를 불법으로 매도하는 등 회사 업무까지 방해했다"고 말했다.
노사 교섭 결렬의 원인은 노조에 있다는 것이 기륭전자 측의 주장이지만, 노조와 민주노동당 등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상실했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현재 김소연 분회장이 병원에서도 단식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70일 넘게 단식 중인 노동자에게 형사 고발이라는 것이 가당하냐는 주장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륭전자 노동자를 두 번 죽이려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또 "회사가 어려운 것은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면서 악덕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고용관행과 비정규직법 악용에 대해 반성은 않고 오히려 형사고발을 한다니 뭐 뀐 사람이 성내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민노당은 이어 최동열 회장이 기륭전자의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기륭전자가 해고 노동자들을 형사 고발한다면 최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로 맞대응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가산동 기륭전자 앞에서 10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기륭투쟁 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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