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길거리에서 개가 사람 사체 뜯어먹기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길거리에서 개가 사람 사체 뜯어먹기도"

'팔루자 학살' 증언 보고대회, "부시, 국제전범재판소에 세워야"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22일 이라크 현지에서 본지에 생생한 현지르포를 게재하고 있는 평화운동가 윤정은씨의 <팔루자 민간인 학살 증언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라크의 광주’인 팔루자에서의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숫자로 드러나지 않은 진실, 이라크에서는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

이라크평화네트워크 사무국 임영신씨는 보고서 발표에 앞서 “자이툰 부대 장병과 가족들이 이 현장 보고서를 보고, 자이툰 부대가 해야 할 일이 재건-지원이 아닌 점령군의 임무임을 깨달았으면 한다”며 “우리 젊은이가 무고한 피를 흘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수백명이 사망했다는 식의 언론 보도가 있지만 숫자로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있다”며 “팔루자에서 사막으로 내쫓겨 물이 없어 죽음을 맞이하는 소녀와 그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애끊는 심정은 어디에서도 보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의 김승국씨는 “한국사람들은 현재 이라크 상황을 80년 광주로 이해하고 있듯이, 이라크 현지는 마치 이스라엘에 대항한 팔레스타인의 ‘인티파타(봉기)’로 팔루자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국씨는 이어 “미국 네오콘 주도의 일방주의 정책이 사라지지 않으면, 팔루자 학살과 같은 상황이 북한에서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올해 미국대선에서 네오콘이 다시 등장하지 않도록, 부시 낙선운동도 펼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1>

***조희연 교수, "부시, 국제전범재판소에 세워야"**

지난 2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제4차 세계사회포럼에서 부시 미대통령 낙선운동을 제안한 바 있는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이라크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이라크 민중과 이를 ‘학살’하는 미국간의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라크 전쟁이 민중을 학살하는 전쟁으로 성격이 변한 만큼, 한국군 파병은 결단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부시 미대통령에 대해서도 “부시대통령을 임기 만료후 국제전범재판소에 세우기 위해 지구촌 차원의 캠페인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자들은 국내 언론들에 대해서도 “서구 언론이 제공하는 일방적 정보에 의존해 이라크 상황을 판단하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현재 이라크 팔루자는 미군들에 의해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했다.

한편 이라크평화네트워크는 팔루자 봉쇄가 풀리는 즉시 팔루자 민간인 학살 실태조사를 위한 조사단을 구성, 이라크 현지와 국내외 평화활동가들과 함께 팔루자의 진실을 담아낼 계획이다. 또 이들은 조사결과를 곧 건설될 평화박물관에 전달해, 미국의 부도덕한 역사에 관한 기록을 영구히 보존할 방침이다.

<사진2><사진3>

다음은 이라크평화네트워크가 이날 발표한 ‘팔루자 민간인 학살 증언 보고서’를 간추린 내용이다.

평화운동가 윤정은씨는 보고서에서 ▲팔루자 사태 발단 배경 ▲팔루자 민간인 학살과 미군의 공격 ▲팔루자 피난민 대피 상황 등을 기록했다. 윤정은씨는 특히 ‘민간인 학살과 미군의 공격’ 부분에서 팔루자 봉쇄공격이 시작된 4월 5일부터 요일별로 이라크인들의 증언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미군, 기관총과 아파치 헬기로 민가 공격”**

- 4월 5일 누리예 시미크씨 :

“미군은 팔루자로 진입하기 위해 탱크를 몰고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무장세력 무자헤딘은 온 힘을 다해 막아냈다. 미군은 몇 번 더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오후부터는 미군들이 집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이때, 민가, 건물, 거리가 온통 파괴됐다. 그리고 이날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죽었다. 교전은 밤까지 계속 됐다. 교전과 동시에 야간에는 아파치 헬기가 로켓포를 쏘아 민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 4월 5일 로다아 아우바이드씨 :

“공습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그러나 우리는 병원에 갈 수 없었다. 병원에 가는 다리가 봉쇄됐다.”

윤정은씨는 특히 부상자와 관련해 팔루자에 있는 병원 두 곳 가운데 “개인 병원인 탈리브 병원은 미군이 공격해 파괴됐다”며 “미군 저격수가 임산부를 후송하던 엠블런스 운전기사를 조준 사격해 크게 다친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군 저격수, 엠블런스도 조준 사격”**

- 4월 6일 누리예 시미크씨 : (그녀는 이 증언을 하며 울었다.)

“미군이 모든 시내를 공격하기 시작해 집뒤에 숨어있던 여자들과 아이들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았다. 집안의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았다. 미군이 공중에서 공격을 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차 뒤에 가서 숨기로 했다. 그러다가 우리 집이 팔루자 진입로인 하이-바잘 지역이다 보니 더 위험한 것 같아서 팔루자 중심부 쪽으로 이동해서 오빠의 집으로 대피했다. 남편과 아들은 집에 남아있었다. 그들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 4월 6일 무하메드 자밀씨 :

“미군은 전투기로 알-줄란 지역을 폭격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길가에 누워있는 걸 봤다. 다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저격수들이 모스크 위에 올라서 무자헤딘을 향해 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또, 로케트 공격으로 가옥이 부서지면서 나의 사촌 1명은 크게 다쳤다”

***“길거리에서 개가 시체 뜯어먹어”,“팔루자에선 학살이 진행됐다”**

- 4월 7일 사브리에 오베이드씨 :

“나의 두 남동생은 진입로 바로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인 하이-아스카리에 살고 있었다. 이 지역은 미군의 폭격으로 완전히 폐허가 됐다. 지난 4월 5일 오후부터 전화로 연락을 해오던 한 남동생과 이제는 전화가 안된다. 연락이 끊기기 바로 직전 남동생이 전화를 걸어 말했다. 지금 모든 건물 옥상과 지붕 위에 미군 저격수들이 있다. 그들은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을 쏘고 있다. 그래서 문을 열 수 없다. 너무 무섭다. 이것이 마지막으로 전화통화였다. 지금까지 아무도 그들의 생사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또 다른 남동생은 저격수에 의해 쏜 총에 죽었다.”

-4월 7일 성직자 무하메드씨 :

“나는 길거리에서 개가 시체를 뜯어먹는 걸 봤다. 미군은 심지어 환자를 후송하는 엠블런스도 공격했다. 지금도 거리에 죽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미군들은 무자헤딘이 모스크에 숨어있다고 하면서 모스크를 파괴했다. 모스크 이름은 알-마드헤리이다.”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원한다. 우리는 어떤 군대도 필요치 않다. 팔루자에서 학살이 진행됐다. 이것이 외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알려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미군, 대피하라고 명령하곤 사막 봉쇄, 수백명 숨졌을 것”**

- 4월 8일 하미드 제삼씨 :

ꡒ도망쳐 나오는 과정에서 두 아이를 잃었다. 미군은 우리에게 대피하라고 해놓고 사막마저 봉쇄했다. 사막에 꼬박 하루 갇혀있었다. 그러다가 사막에서 물을 마시지 못해 데리고 나온 우리 아이 두 명이 죽었다. 한 아이가 여섯 살이었고, 한 아이가 두 살이다. 우리뿐 아니라 도망쳐 나오다가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한 가족이 차안에 타고 있었는데, 미군이 차를 세워 총으로 가족을 몰살시키는 것을 보았다. 네 명이었다. 이건 학살이다. 모스크도 파괴됐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나는 과도통치위(Governing council)를 반대한다. 그들은 우리를 죽이는 미군을 반대하지 않는다.ꡓ

윤정은씨는 팔루자에서 빠져나온 이라크인들이 사막에서 당한 처참함에 대해 “뜨거운 태양과 사막 모래로 인해 한결같이 이 피난길이 얼마나 처절했는지를 설명했다”며 “그러나 이 사막을 지나 바그다드 경계에 인접했을 때, 이 길마저 미군이 봉쇄해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또다시 발생했으며 증언을 통해 보면 사막에서는 어른보다 유아들의 희생이 먼저 있었다.”고 기록했다.

***“미군 저격수, 팔루자서 움직이는 모든 물체 사살”**

- 4월 9일 교사 아흐메드 노와프씨 (4월 15일 증언채록) :

“바그다드로 가족과 피난을 왔다가 팔루자에 연로하신 아버지가 혼자 남아있기도 하고, 긴급구호를 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다시 사막을 통해 팔루자로 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사막에 있는 펩시콜라 공장에 수백 명의 사람이 갇혀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을 알게 된 건 13일이고, 이 사람들은 삼일 전부터 물도 공급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는 이 공장을 지나쳐 팔루자로 들어갔다. 아마 공장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이다.”

윤정은씨는 또 노와프씨의 말을 인용해, “지난 8일 미군은 팔루자 주민들에게 ‘8시간내로 팔루자를 떠나지 않으면 무장세력 무자헤딘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저격수들은 팔루자 거리에서 움직이는 모든 물체들은 사살시키고 있다. 저격수에 의해 사살된 아흐메트 노와프의 친구는 13일 팔루자 자신의 집에 도착한 즉시 사살됐고, 그의 아버지 또한 정원에서 이마가 명중되어 죽어가는 아들을 구하러 집밖으로 뛰어나가다가 같은 자리에서 사살됐다”고 기록했다.

***“미군이 싫어졌어요”-“아버지나 삼촌은 무자헤딘 아니에요”**

윤정은씨는 이밖에도 아이들의 증언도 보고서에 담았다.

“미군이 공격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미군 전투기와 탱크 소리에요. 무서웠어요. 월요일 아침에 미군 전투기가 너무 많이 날아다녀서 그때가 가장 많이 무서웠어요. 힘들었던 건 사막 도로를 지날 때였고, 목 마르고, 배 고프고, 미군들이 무서웠구요. 아침을 못 먹고 팔루자를 떠났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길 위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고, 배가 고팠어요. 왜 미군이 팔루자를 공격했는지 모르겠어요. 미군이 싫어지기 시작했어요. 학교에 가고 싶어요. 가끔 학교 친구들이 생각나서 울어요. 그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하면 슬퍼요.”(여, 10살, 바툴-후세인, 하이-바잘 거주)

“총소리, 폭발음, 비행기 소리가 너무 컸어요. 우리 학교는 하이-아스카리에 있는 알-바자아 초등학교에요. 그런데 미군이 폭탄으로 학교 담장을 다 부수었어요. 미군은 학교에 숨어있다고 말했어요. 우리 아버지는 삼촌 집이 걱정이 되어서 삼촌 집에 갔는데, 미군이 삼촌집을 폭격했어요. 아버지와 삼촌은 도망쳐서 모스크 안으로 숨었어요. 모스크 이름은 알-하드라-알-무하마디야(Al-Hadrah-Al-Muhmadiyah)에요. 미군은 모스크들도 무자헤딘이 숨어있다고 폭격했어요. 그러나 아버지나 삼촌은 무자헤딘이 아니에요.”(여, 9살, 하난-마지드, 하이-아스카리 거주)

보고서 전문은 이라크전문 웹진 이라크나우(www.iraqnow.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