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미군의 대대적인 포위 공세로 닷새 동안에 3백명이상의 사망자가 속출한 팔루자를 돕기 위한 이라크인들의 평화행렬이 시작됐다.
미군은 지난 5일부터 바그다드에서 팔루자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비롯하여 팔루자로 이어지는 모든 길을 봉쇄하고, 6일은 로켓포 공격까지 감행했다. 현재 사상자도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닷새동안의 포위공격으로 최소한 3백명이상의 팔루자인들이 죽었다고 전하고 있다.
미군에 의해 완전히 포위, 고립된 채 공중에서 융단폭격을 맞는 팔루자 시민들의 고통에 분노한 바그다드 시민들은 8일부터 미군의 폭력 중단을 요구하며, 팔루자에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대대적 평화행진에 나섰다.
'이라크의 빛고을(광주)'로 급부상한 팔루자를 해방시키기 위한 이라크 민중의 거대한 행진이 시작된 것이다.
***8일부터 바그다드인 평화행진 시작**
위대한 행진은 8일부터 시작됐다.
팔루자와 가장 인접한 바그다드 가잘리아와 아다미야의 사원을 중심으로 8일 새벽기도 시간에 "팔루자로 평화와 구호를 보내는 행진을 하자"는 방송이 흘러나왔고,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 천명의 바그다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되어, 구호물자를 수집, 자마 움물고라 사원과 자마 이맘아담 사원으로 향하고 있다.
8일 오후 2시경. 두 모스크에는 하룻동안 바그다드 사람들이 보낸 쌀, 식품, 의약품, 생필품, 물 등이 건물 앞은 물론이고 건물 안에도 꽉차 있었다.
사람들은 역할을 분담해 식품, 의약품, 생필품 등으로 분류해, 트럭에 싣고, 팔루자로 떠나는 사람들과, 바그다드에서 사람들이 보내는 물품을 수집하여 운반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이것들을 다시 분류하는 작업들로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빴다. 또 구호물자를 보내는 행렬뿐 아니라 봉쇄된 팔루자까지 도보로 평화행렬도 시작됐다. 8일은 몇 명에 그쳤지만, 9일에는 수천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팔루자가 미군에 의해 봉쇄된 것은 지난 5일부터다. 지난 4일 나자프에서 연합군과 시아파의 유혈충돌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연합군과 이라크 저항세력 간의 충돌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는 곳이 팔루자다.
미군이 갑자기 작정하고 팔루자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벌인 것은, 지난 미군 민간인 4명을 살해하고, 시체 훼손 사건에 대해 범인을 색출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6일, 미군은 이라크 승전선언후 최초로 전투기까지 동원해 로켓포 공격을 감행하고, 8일은 사원에 무차별 공격을 가해 기도를 하던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까지 속출하고 있다.
미군 4명 살해한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미군에 의해 현재까지 팔루자에서는 사상자가 수백명에 이르러 정확한 숫자는 현재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닷새동안에 팔루자에서만 최소한 3백명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전하고 있다. 말그대로 '팔루자 학살'이다.
이것을 두고 범인색출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누가 보더래도 명백한 '보복 공격'이다. 자국민의 몇 명의 생명이 희생당한 것 또한 안타깝긴 하지만, 그에 대해 무차별적인 대대적인 보복공세를 하는 미군의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
***“l love Falluja!”**
“Why?”
운수업을 하는 알리(25세)는 지금의 미군의 태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되물었다.현재 그는 바그다드에 거주하고 있으나, 팔루자가 고향이며 현재 어머니를 비롯하여 가족들이 팔루자에 있는데 전화도 두절되고, 며칠동안 생사를 알 수 없어 속을 태우고 있었다.
이날 구호물자를 보내는 모스크에는 10살 내외의 소년들도 팔루자로 구호물자를 보내는 일을 거들고 있었다. 현재 바그다드 시내를 비롯하여 인근 도시의 학교가 문을 닫은 지 나흘이 지나고 있다. 아이들은 높은 트럭에 맨발로 올라가 물자들을 분류하고 받아넘기는 일들을 서슴없이 하고, 자기 체중보다 더 무거운 짐들은 업어 나르는 등 눈물겨운 동참을 하고 있었다.
“l love Falluja!”
한 아이가 높은 컨테이너 트럭에서 내려오더니 이렇게 외치자, 다른 아이들이 모두들 “I love Falluja!”를 따라 외쳤다.
현재 팔루자는 미군에 의한 침공과 점령 정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깨닫게 해주는 저항의 발상지가 되어가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반미성전의 성지'로 팔루자를 얘기한다. 4일부터 시작되어 이라크 전역으로 확산되는 이라크인들의 반미 정서는 엄청난 무기들을 동원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한 미군이 조장한 것이다. 지금의 반미 저항의 흐름은 이라크 내 무장세력과 미군의 충돌이 아니라, 오로지 무고한 사람들을 향한 미군의 침공에 대해 분노한 이라크 민간인이 총을 들고 있다. 현재 미군은 군과 전쟁을 치루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을 상대로 폭탄을 퍼붓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바그다드 시민들 중 어느 누구를 잡아 물어봐도 “미군은 나쁘다”라고 말한다.
“이라크 사람들은 우리 땅에서 가족을 지기키 위해 총을 들지만, 미군은 무슨 자격으로 이라크 사람을 죽이느냐.” 자마 움물고라 사원에서 사람들을 지휘하던 한 성직자가 바쁘게 움직이며 말했다. 그는 또 “미군은 더 이상 이라크 사람들을 죽이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내일이면, 또 다음날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팔루자로 향할 것”**
언제까지 구호물자를 운반한 평화행진이 계속 될 거냐는 질문에 바그다드 시민들은 “내일 아침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팔루자로 향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다음 내일이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미군의 폭력이 중단될 때까지 바그다드 시민들은 미군에 의해 봉쇄돼버린 바그다드-팔루자 간 도로를 향해 걸어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밤마다 바그다드 외곽으로부터 더 크게 들려오던 폭탄 소리에 숨죽이고 있던 바그다드 시민들이 팔루자로 이어지는 평화행렬을 위해 일어서기 시작했다.
위대한 민중의 인파가 지금 팔루자를 향해 바그다드를 위시한 이라크 각지에서 밀려들고 있다. 미군은 지금 팔루자를 포위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라크 민중으로부터 포위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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