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도 흔들림없이 13일 오후2시 울산에서는 '비정규직노동자대회'와 '전국노동자대회'가 동구 일산해수욕장에서 잇달아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5천여 명의 전국 노동자들이 집결해, 한 목소리로 "비정규직 철폐", "박일수 열사 정신 계승"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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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대회 울산 개최는 지난 2월 14일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박일수 씨가 분신으로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상회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부당한 처우를 충격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철폐는 민주노총 조직의 사활의 문제" **
전국노동자 대회에 앞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강도 높은 발언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반노동자적 행보에 대한 직격탄을 날리는 발언도 있었다.
홍영교 전국 비정규직 노조 연대회의 의장은 대회사('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서 "현중노조 제명운동을 벌릴 것"이라며 "노조의 이름으로 열사의 죽음을 왜곡하고 매도하고 있다"며 현중노조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또 홍 의장은 "더 이상 인간 이하의 삶을 살지 말고, 더 이상 돈 몇 푼에 인생을 팔지 말자", "더 이상 죽지 않고 싸웁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연대사에 나선 신승철 부위원장은 "노동자임을 선언하고, 노조활동을 공개 하는 동시에 자본은 탄압을 하고 굴종을 요구한다"며 "비정규직 철폐는 민주노총의 조직적 과제"라고 말해, 올 한 해 노동계의 핵심 쟁점이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및 비정규노동 철폐가 될 전망이다.
신 부위원장은 "대공장 정규직 출신"이라면서 "과거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을 사실 잘 몰랐다"고 고백한 뒤 "노조활동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정규직-비정규직을 하나로 묶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호 민노총 위원장, "자본에 대한 투쟁으로 집중하라!"**
한편 비정규직 문제가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간의 갈등만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지적도 있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먼저 박일수 씨의 죽음에 대해 "전태일 열사가 70년대에 근로기준법 준수, 노조활동 보장을 주장하며 산화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똑같은 주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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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직영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노동자의 공동 투쟁 대상인 자본이 만들어낸 구분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갈등할 것이 아니라, 자본에 대한 공동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며 투쟁의 방향을 제시했다.
***"진보정당지지 호소"**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선 자본에 대한 투쟁과 동시에 자본을 비호하는 정권에 대한 투쟁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등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의 원내진입이 기정 사실화 된 상황에서, 노동계의 적극적 동참을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탄핵정국에 대해 "힘든 정국이다. 하지만 4.15총선에서 진보정치의 새장을 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강기갑 전농 부의장도 "대통령 탄핵으로 친노와 반노, 반한나라당과 친한나라당으로 나뉘어 각각 세력 결집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탄핵 자체는 반헌법적인 행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와 열린우리당 역시 반 노동자성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천영세 민주노동당 선대본부장은 "경제특구법, 이라크 파병, 한-칠레 FTA 국회 통과, 부안 핵폐기장 설치 시도 같은 문제에서 여야 따로 없었다"며 "넓고 길게 보고 진보정치,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줄 것"을 주장했다.
***4월 10일 2차 전국노동자대회 열릴 예정**
오후 5시부터 현대중공업 정문까지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사측과의 충돌없이 오후7시 경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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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만의 노동자 대규모 행진을 동구 주민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행진 대오를 지켜보던 한 동구 주민은 "매일 아침 하청노동자들이 선전전 작업을 했지만, 관심을 별로 기울이지는 못했다"며 "잘은 모르지만, 하청노동자들도 같은 노동을 한다면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박일수 씨 분신으로 동구지역이 매우 소란스러워져, 불편하다"면서도 "하청노동자들 문제는 한번 터져도 크게 터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4월 10일에도 2차 전국노동자대회를 울산에서 개최할 방침이다. 이는 총선과 탄핵 정국에 사회 모든 이슈가 가려지는 가운데,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계가 의지를 갖고 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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