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필상 고려대 총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하루 앞둔 12일 오후, 고려대 교수들 사이에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이 터져 나온 후,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집단행동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장의 표절은 명백"…"해법은 사퇴뿐"
고려대 정경대학 및 언론학부 교수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전체교수 대상 투표'의 철회와 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교수의회의 진상조사 보고서와 총장의 해명서를 열람한 결과 문제가 된 총장의 논문들이 명백한 표절이라고 판단한다"며 "이 총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장 직을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총장이 제안한 전체교수 대상 신임투표에 대해 "윤리 문제와 관련된 표절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문제를 투표로 결정 짓겠다는 발상을 수용할 수 없다. 불참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문과대 교수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논문 표절 문제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이필상 총장의 사퇴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역시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총장이 지도학생들의 논문을 자신의 연구물로 발표하거나 다른 논문의 상당 부분을 베낀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연구 부정행위이며 총장으로서 용납될 수 없는 도덕적 흠결"이라며 "이 총장은 신임을 묻는 투표 제안을 즉각 철회하고,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과대학 등 다른 단과대학에서도 이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향후 '이필상 사태'의 전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반수가 신임하면 '표절'이 아닐 수 있나?"
이에 앞서 교수의회 의장단도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필상 총장이 제안한 신임 투표는 거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담화문에서 "이필상 총장이 당면한 표절의혹 문제와 교수들의 신임 여부의 문제가 별개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총장은 그 사실을 교묘히 은폐하고 있다"며 "투표자 과반수의 신임을 얻었다고 해서 표절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없음은 너무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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