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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중앙>, 애국적 우파 모습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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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중앙>, 애국적 우파 모습 보여달라"

<한겨레>, 윤평중 교수의 '리영희 비판' 반박

<중앙일보>와 <한겨레>에서 원로지식인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에 대한 지면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은 한신대 윤평중 교수(철학)가 최근 계간지 <비평> 2006년 겨울호에 '이성과 우상-한국현대사와 리영희'라는 기고문을 통해 리영희 교수를 비판한 것을 <중앙일보>가 "그가 남긴 비체계적인 인본적 사회주의, 우리사회 시장맹(盲)ㆍ북한맹(盲) 만들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소개하면서 빚어졌다. <중앙일보>는 이 기사를 지난 8일자 3면 머리기사로 실었다. 윤평중 교수는 작년 12월까지 <중앙일보>의 고정필자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16일 강준만 전북대 교수(언론학)와 홍윤기 동국대 교수(철학)의 반론을 6면에 실었다. 강 교수는 새삼 '리영희 때리기'에 나선 <중앙일보>를 비판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고, 홍 교수는 "리영희의 사회주의적 정향은 직관적이며 그만큼 파편적"이라는 윤 교수의 글에 대한 반박문을 썼다.
  
  강준만 "<중앙>, 보수의 성찰과 건강성을 보여달라"
  
  강준만 교수는 이날 "합리적 보수라면 그를 전쟁터로 몰지 마라"는 글에서 "리영희는 좌우(左右)를 뛰어넘는 우리의 소중한 지적 자산"이라면서 보수 언론이 리영희 교수를 현 정권과 연계시켜 비판하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강 교수는 "언젠가 <월간조선>은 '노무현은 리영희의 가장 충실한 제자'라고 주장했다"며 "보수신문들은 노 정권에 대한 민심의 분노를 이념·색깔 전쟁으로 몰아가는 데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해 <중앙일보>의 리영희 교수에 대한 비판이 이런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리영희는 <대화>에서 80년대 후반 운동권을 풍미했던 이른바 사회구성체 논쟁을 분열주의적 공쟁(空爭)으로 비판했고 그는 한국사회의 분열에 대한 환멸을 이야기했다"며 "이런 문제들을 공부하면서 고민하는 <중앙일보>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 정권을 때려서 나라가 잘 될 것 같으면 그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게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노 정권을 넘어선 애국적 우파의 모습을 보여달라. 한국 저널리즘의 그 지독한 '이념 과잉, 정치 과잉' 풍토와 결별하고, 보수의 성찰과 건강성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반감과 증오의 악순환 체제 아래에선 그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성공할 수 없다"며 "이게 바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성찰의 씨가 말라 극단적 분열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리영희가 던진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홍윤기 "볼테르더러 왜 마르크스가 못 됐냐고?"
  
  한편 홍윤기 교수는 "당신의 '이성'은 허수아비를 향해 있다"는 제목의 윤평중 교수에게 보내는 편지글에서 "(윤) 교수님은 '반시장주의자, 북한 숭배자인 사상가 리영희',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그런 것에 눈멀게 만든 '괴력의 리영희'를 비판한다"며 "교수님이 비판하는 리영희 씨는 우리가 아는 리영희 선생과 동명이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이런 헛다리 비판을 우리 철학 교수들은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며 "아무래도 철학을 업으로 하는 교수들의 얼치기 사회과학부터 깨져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리영희 지성의 진면모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할 듯 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아는 리영희 선생은 우리의 현대가 전적으로 결여한 채 출발했던, 비판적 계몽의 선도자로 그분의 역할은 볼테르를 연상시킨다"면서 "그런데 볼테르더러 마르크스가 못됐다고 비판하면 공정한 비판이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윤 교수는 계간지 <비평>에 기고한 글에서 "조야하고 도식적인 리영희의 인본적 사회주의는 시장맹과 북한맹을 만들어내며 우리 시대를 계몽과 동시에 미몽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이어 "리영희의 사회주의적 정향은 직관적이며 그만큼 파편적"이라면서 "사회주의에 대한 체계적이고 이론정합성을 갖춘 논의 자체가 부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리영희의 인본적 사회주의와 유가적(儒家的) 도덕주의는 근대적 시장의 입체성과 역동성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시장맹(盲)으로 귀결됨으로써 자유인의 존재 근거를 부인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면서 "리영희의 공(功)이 먼저고 과(過)는 다음이다. 그러나 그 과오는 치명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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