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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민주당 정서 결집시킬 구심점 없다”

흔들리는 광주 민심, 최종 선택에 관심 집중

"광주시장 경선과정에서 민주당에 실망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할 수도 없고 무소속 후보는 난립하는데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없다."

민주당 경선 파동으로 돌아선 광주 민심이 갈 곳을 잃었다. 광주 시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반감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로 이어져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민주당 정서에 기인한 투표 포기가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우세한 민주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딜레마 속에서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광주시민들은 고민이 깊다.

***"당 아닌 인물을 보고 투표하려는데..."**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산하 '2002 지방선거 유권자운동본부'는 지난 10일 시도지사 후보 정책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후보간 차별성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재일 전남대 교수 등 1백4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광주시장 후보들은 6점 만점에 평균 2.32점으로 절반수준에도 못 미치는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동년(3.16), 정구선(3.09), 박광태(2.79), 정호선(2.77), 이환의(2.25), 박종현(2.08) 후보 순이었다.

평가위원들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지방선거가 정책 중심이 아니었고 더욱이 지난 20여년간 광주·전남에서 사실상 정당정치가 실종된 까닭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광주시민들은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하겠다"고 한다. 지역신문인 무등일보가 지난 7일 광주·전남지역 유권자 5백91명을 대상으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3%인 5백28명이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시장 후보가 5명이나 되는 후보난립 상황은 대안을 바라는 민심을 한데 모으기 힘들게 만든다. 민주당내 경선 파동을 계기로 '반민주당 운동'을 벌이고 있는 광주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들 사이에 반민주당 정서는 강하나 후보 난립으로 유권자들을 강하게 끌어모으는 후보가 없다"면서 "무소속 후보들이 정책 중심으로 단일화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청 이전 문제 새로운 쟁점으로**

현재 광주시장 선거판세는 민주당 박광태 후보가 무소속 정동년 후보를 간발의 차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박광태 후보를 비롯 구청장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과 광주지역 시민단체들간의 갈등은 선거 막바지에도 계속되고 있어 박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긴 힘들다.

박광태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와 민주당 광주 출신 국회의원들이 도청 이전을 반대하는 광주지역 민심을 감안, 뒤늦게 도청이전 반대를 약속하자 시민단체들은 이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전남개혁연대는 10일 "박 후보가 9일 광주 출신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의 도 청사를 그대로 두고 무안 신청사를 제2청사로 활용하는 방안을 밝힌 것은 등 돌린 민심을 되돌려 보려는 기만 행위"라고 주장했다.

개혁연대는 "박 후보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진정으로 도청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돼 공약을 발표했다면 그동안 도청 이전이 결정되는 과정과 그 이후 논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침묵했던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두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지금까지 도청 이전 문제에 대해 당이 긍정적 입장을 보였을 뿐 당론으로 공식 찬성한 적은 없다"며 "당선되면 신임 도지사와 민주당 시도지부장 등 4자회담을 통해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 토론회 불참으로 시민단체와 갈등 여전**

한편 민주당 후보들이 시민단체가 주최한 후보 초청 토론회에 잇따라 불참해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일 광주전남시민단체 연대회의에 따르면 박광태 광주시장 후보는 지난 5일과 7일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과 광주여자기독교 청년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불참했다.

또 유태명 광주 동구청장 후보와 김종식 서구청장 후보는 5일, 오주 북구청장 후보는 10일 광주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가 주최한 토론회에 불참했다.

박 후보 측은 시민단체의 토론회가 방송매체 등 중립성이 보장된 정책토론회와 다르고 시민단체의 참석 요청에 일일이 응하다 보면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유 후보와 오 후보는 거듭된 유세 때문에 목이 아파서, 김 후보는 정당연설회 참석 때문에 불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들이 토론회에 불참하는 이유는 참석해 봤자 다른 후보나 패널들의 주공격 목표가 된다는 점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인지도나 지역기반이 튼튼한 민주당 후보들로서는 토론회에 나가지 않아도 아쉬울 게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낙승은 어려워도 당선은 문제없다"**

민주당은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작용, 무소속의 강세가 결과적으로 '선전'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지부 관계자는 "박광태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해도 당선은 문제없다"면서 "유효 투표의 60%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광주 민심을 지나치게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정치를 위한다는 논리로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왔던 것이 지방정치에 있어 민주주의의 경쟁력 상실을 가져왔다는 광주 시민들의 자성적 목소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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