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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전격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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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전격교체

'광주의 반란', 일부 의원들에 5천만원씩 살포 혐의

민주당은 28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주당 광주광역시 시장 경선과정에 광주지역 현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5천만원씩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정일 광주시장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다.

선거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 민주당이 여론조사에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던 이 후보를 전격교체한 것은 최근 광주지역 시민들의 '반(反)부패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후보를 계속 고집할 경우 민주당의 근거지인 광주시에서 민주당 후보가 떨어지는 최악의 사태를 우려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에서 전개되고 있는 '반부패 혁명'이 마침내 민주당 중앙지도부를 강타한 것이다.

***광주의 반란에 당황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

민주당의 정범구 대변인은 이 후보 교체 사실을 밝히며 이날중 광주시지부에서 후보를 다시 추천하면 한화갑 대표와 박상천, 추미애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를 열어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 현지에서 진상조사 활동을 벌인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회계책임자와 이 후보를 지지하며 경선 중도에 사퇴한 후보가 금품수수와 관련해 각각 구속돼 지역 여론이 좋지 않다"면서 "경선결과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면 후보가 정치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교체 사유를 밝혔다.

추 위원은 "경선에서 2위를 한 고재유 후보는 후보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제3의 후보를 고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사태로 얼마나 당혹해 하고 있는가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 광주시지부는 28일 오후 공천 자격을 상실한 이정일 광주시장 후보를 대신해 박광태(광주 북갑.3선) 의원을 공천했다.

***광주시민들, "박태영 전남도지사 후보 등도 교체해야"**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 전격 교체는 대통령 아들 구속을 비롯한 잇따른 권력형비리 의혹 등으로 아성인 호남에서도 반민주당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경선 과정에 이 후보가 이 지역의 일부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살포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지역 여론이 통제불능 상태로 험악해졌기 때문이다.

금품 살포 의혹은 민주당의 광주 출신 모 현역의원이 24일 저녁 평소에 친분이 있던 지역기자들과 폭탄주를 마시던 중 광주 지역에 나돌고 있던 금품제공설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의원은 한 기자가 "지구당위원장들이 경선 직전 이정일 후보로부터 5천만원씩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면서요"라고 묻자 "그랬지. 나는 문제가 될 것 같아 전부 돌려줬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취중 발언이 보도되자 25일 오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술을 많이 마셔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광주·전남지역 86개 시민·사회단체는 27일 저녁 광주 동구 금남로 YMCA 앞에서 '제2차 부패정치인 양산 민주당 규탄과 시·도민 주권회복 선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민주당은 최근 부패, 타락, 불공정 경선과 일부 후보의 불법적 행태에 대해 시민에게 명백히 진상을 밝히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민주당의 부패·비리행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6.13 지방선거에서 시·도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정일 후보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5천만원 제공설 진상규명, 언론사 명의를 도용한 박태영 전남지사 후보 당선 원천 무효, 물의를 일으킨 김대동 나주시장과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김종식 서구청장 후보의 사퇴 등을 주장했다.

또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의 책임을 지고 시지부장은 사퇴하고 박광태·김경천 지구당위원장은 특정 후보 지지와 불공정 시비에, 천용택 강진·완도지구당위원장은 부정한 경선관리에 각각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한 마디로 말해 3홍 비리등 일련의 권력형비리를 지켜보며 참담함을 느껴야 했던 광주시민들의 분노가 대폭발한 것이다.

***광주시장 당락, 안개국면으로 진입**

이날 규탄집회에 앞서 문제의 이정일 광주시장 후보는 27일 광주지검이 이날 오후까지 참고인으로 출석해 줄 것을 요구하자 이에 불응하고 행방을 감췄다. 검찰은 민주당 경선과정에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이후보측 선거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해왔다.

검찰 수사결과 경선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이 보의 회계책임자 조모(48)씨와 선거운동원 조모(45)씨를 구속했고, 경선 과정에 대의원들에게 현금과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이 후보의 아내와 선거참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도 했다. 처럼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들자 이정일 후보는 잠적했으며, 이에 민주당 지도부도 후보교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급변하면서 차기 광주시장이 누가 될 것인지를 점칠 수 없는 극도의 혼돈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광주시의 경우 이번에 민주당이 후보교체를 한 이정일 후보외에 한나라당 이환의, 민주노동당 박종현, 무소속 정동년·이승채·정호선·정구선, 고재유 현 시장 등 총 8명이 출마후보로 거명돼 왔다.

최근 CBS광주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보별 지지도는 이정일 후보가 15.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고재유(10.2%), 정동년(9.8%), 이승채(4.4%), 박종현(3.8%), 이환의(1%), 정호선·정구선(각 1% 미만)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이 선두를 달리던 이정일 후보의 공천을 박탈함에 따라 지역의 신뢰를 모을 참신한 제3의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광주시장 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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