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문제로 미국과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핵사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해법'이 담긴 서신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
골람-후세인 엘람 이란 정부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에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담당하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란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것은 지난 1979년 이란 회교혁명으로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이 점거된 후 27년 만에 처음이다.
엘람 대변인은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 서한에서 "(이란 핵문제로 야기된) 세계 정세의 분석과 문제의 근원을 모색하면서 이로 인해 취약해진 전세계의 형세를 안정시키기 위한 해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엘람은 대통령의 서한이 양국간 직접 협상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서한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엘람은 그러나 핵을 두고 벌어지는 양국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는 한편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했는지도 밝히지 않아 서신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 <ISNA>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이 서한을 받은 뒤 그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란이 미국에게 직접 협상을 제안했던 과거 전력으로 볼 때 미국과의 '1 대 1 담판'을 또다시 제안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은 지난 2003년 이라크에서 후세인 정권이 함락된 뒤 미국에 비밀 서신을 보내 직접 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이란은 당시에도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를 통해 1장짜리 편지를 전달했다. 미국은 그러나 이를 즉각 거절함과 동시에 스위스 대사관을 향해 '월권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지난해까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중동 문제를 담당했던 플린트 레블렛이 최근 밝혔다.
미국은 또 지난달 개인적인 일로 미국을 방문하는 이란 국가안보위원회의 고위급 자문역의 입국 허가마저 취소하면서 직접 접촉을 거부했다고 미국의 신문체인인 <나이트 리더>가 지난 5일 보도했다. 적대국과의 직접 협상은 없다는 부시 행정부의 원칙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서한에 대해서도 미국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지는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영국, 프랑스와 함께 유엔헌장 7조를 적용한 대 이란 제재 결의안을 적극 추진중에 있다. 유엔헌장 7조는 경제적인 제재와 함께 필요에 따라 군사 행동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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