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개 사립고, "신입생 배정 받겠다" 입장번복

교장단 발표…사학-정부 간 정면충돌 진정국면

신입생 배정 명단 수령을 거부해왔던 제주도 내 5개 사립고등학교들이 입장을 바꿔 신입생 배정을 받기로 결정했다.

7일 인터넷 신문 〈제주의 소리〉에 따르면 오현고, 대기고, 남녕고, 신성여고, 제주여고 등 5개 고교 교장단은 이날 오전 11시 남녕고에서 모임을 갖고 신입생 배정을 받기로 결의했다. 또 9일 학교별 배정자 명단을 교육청에서 수령해 정상적인 학사업무를 진행하기로 했다.

제주도사립중고등학교장회는 회의 직후 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학부모, 학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한국사학법인연합회와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의 결의를 존중해 2006학년도 신입생 배정을 거부해왔지만 제주도의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학습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우선 신입생 배정을 받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신입생 배정 거부했었지만 내부적으론 입학업무 진행했다"**

교장들은 "예비소집을 예정된 날짜인 9일에는 못 맞추겠지만 2~3일 이상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고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입학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밝혀, 그동안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재단 측의 주장을 내세워 왔음을 사실상 시인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들은 "오늘 결정은 사학재단과 구체적 사전논의 없이 교장단에서 내린 것"이라며 "향후 사학재단이 받게 될 '부담'을 알지만 학생들의 학교선택권과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교육적 판단에서 신입생 배정 명단을 수령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들 5개 고교는 학교별 신입생 배정자 명단을 교육청으로부터 수령해 정상적인 입학업무를 진행하게 됐다. 아울러 이들의 신입생 배정 수용 결정을 계기로 제주 이외 다른 지역의 사립학교들도 신입생 배정을 거부해온 태도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사학들과 정부 간의 정면충돌 양상은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주의 5개 사립학교 교장단은 "신입생 배정 문제와는 별도로 사학법 반대 투쟁에 대해서는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의 결의를 존중하고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여, 사학법을 둘러싼 갈등은 여진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