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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사립학교 정면대결…갈등 전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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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사립학교 정면대결…갈등 전국 확산

제주 5개 사학, 학생배정 끝내 거부…교육부, 9일부터 제재

5일 제주도 5개 사립고교의 2006학년도 신입생 배정 거부로 시작된 사립학교들의 사학법 반발에 정부도 초강경 대응으로 나서기로 하는 등 개정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정부와 사학 간의 갈등이 정면대결 양상으로 진입했다.

학생 배정을 거부한 오현고, 대기고, 남녕고, 신성여고, 제주여고 등 제주도 내 5개 사립학교들은 6일 오후 6시까지 예비소집 계획의 일정과 내용을 제출하라는 제주도교육청의 최후통첩을 받고도 끝내 제출을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오후 6시 20분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 5개 고교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박경재 교육부 지방교육지원 국장은 "제주도의 5개 사립고교들의 행위에 대해 9일 강력한 행정적 제재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이 말한 제재조처는 우선 해당 사립고교의 교장과 설립경영자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7일 이내에 응하지 않으면 학교장과 설립경영자를 사법당국에 고발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해당 사립고교들에 15일 간 임원취임 승인 취소를 계고한 다음 임원승인을 취소한 뒤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학교장을 다시 임명해 학교를 정상화시킨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런 제재조처를 실행해 학교를 정상화하는 데까지 23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신입생 배정일이 2월 11일인 서울의 경우 사립학교들의 배정거부 방침이 최종 확인되면 후기 일반계 고교와 중학교 배정 발표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부는 사립학교들이 등록을 거부할 경우 2~3일 정도의 수업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개교일을 연기하거나 방학기간을 단축할 방침이다. 특히 사립중·고교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입학식도 치르지 않고 수업도 실시하지 않을 경우 사립 중·고에 배정된 학생들을 국·공립 학교에 수용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제주지역 예비소집일인 9일 오전10시 학교문을 폐쇄하거나 정상적인 예비소집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제주도 교육청에 전담팀을 구성해 예비소집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육부가 강경대책을 내세운 것은 이날 오전 '사립학교의 학생 배정 거부는 헌법적 질서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청와대의 강경입장 발표와 마찬가지로 사립학교들의 사학법 반발이 본격화되기 전에 초기에 봉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학부모 단체들 "반교육적이고 비이성적인 행위"**

학부모단체들은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고 있는 제주도 5개 사립학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의'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학법인 운영자들이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유재산을 바쳐서까지 교육을 위해 헌신하려는 교육자였다면 아이들의 교육권을 볼모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반 교육적인 행태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육청에 대해 "제주 5개 사립학교의 이사 승인취소 절차에 즉각 착수하고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학법인의 자산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참여연대, 흥사단, 전교조 등 43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학교법 개정과 부패사학 척결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도 영훈고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은 학교가 아니라 폐교를 선동하고 있는 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와 사학재단연합회"라고 주장했다.

제주 5개 사립학교의 학부모나 동문회 등의 반응도 싸늘하다. 5개 사립학교중 하나인 오현고등학교의 게시판에는 신입생 배정 거부 방침을 비판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ID '37회 졸업생입니다'는 "재단이 끝까지 버티다 싹 물갈이 될 수 있게 그냥 둡시다"라며 "이렇게 모교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데 분개하지 않을 동문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적으로 사학법 반발 확산 우려**

다른 한편 개정 사립학교법에 반발한 사립고들의 신입생 배정 거부사태가 제주도에서 다른 시, 도로도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북도 사립중고등학교 법인협의회는 6일 "전국 사립중고교 법인협의회 방침에 따라 오는 12일로 예정된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기로 잠정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에 이어 전주와 익산, 군산 등 3개시 평준화 지역 고교 가운데 25개교에서도 신입생 배정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경남지역 사립중고교법인 협의회장도 "사학의 신입생 배정 거부 결정은 전국적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경남지역만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경남지역 사학들도 신입생 배정 거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입생 배정 발표는 △20일 전남ㆍ경남ㆍ충북 △27일 대전 △2월 3일 경기ㆍ대구 △2월 4일 부산ㆍ광주 △2월 10일 인천 △2월 11일 서울 순이다. 교육부는 "제주도에서의 신입생 거부 사태를 교훈 삼아 철저한 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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