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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V 끝내 대주주와 '결별', 재허가 취소 위기

동양제철 "불법파업부터 정리", 노조·시민단체 '제2창사' 추진

'공익적 민영방송' 설립을 요구하며 파업 한 달째를 맞고 있는 경인방송(iTV)노조가 끝내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회장 이수영)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방송위원회의 지상파방송 재허가 관련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경인방송은 방송사상 처음으로 재허가 취소가 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대주주 동양제철, 노조측 수정안 공식 거부**

전국언론노조 경인방송지부(위원장 이훈기)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일 오전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이 노조가 제시한 수정안을 거부한다고 공식 통보해옴에 따라 본격적으로 대주주 퇴진투쟁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훈기 위원장은 "경인방송 구성원들은 방송을 한낱 일반 사업으로 치부하며 투자를 회피하는 대주주에 맞서 그동안 자구노력 경주와 '노-사-대주주 합의'를 촉구해 왔으나 (주)동양제철화학은 이를 끝내 거절했다"며 "이는 대주주가 더 이상 경인방송의 발전에 의지가 없다고 밝힌 것인 만큼 이제 뜻 있는 지역시민단체·언론계·학계와 더불어 '제2창사위원회'를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방송위를 향해 "(주)동양제철화학은 지난달 29일 의견청취 때에도 궁지에 몰리게 되자 2백70억원을 증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러나 얼마의 돈을 더 낸다고 해서 지상파방송 재허가의 최우선 심사기준인 '방송의 공적 책임, 공정성, 공익성의 실현 가능성'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오는 10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방송위가 보다 엄격하게 재허가의 기준과 원칙대로 심사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사실상 재허가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주)동양제철화학은 8일 오전 경인방송지부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무엇보다도 당사는 '공익적 민영방송'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iTV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제3의 투자자 유치가 무엇보다도 긴요한 상황에서 노조가 하고 있는 불법파업이 투자자 유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즉시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 회사를 위하는 길"이라고 최종 통보했다.

***회사측, 간부진 중재 노력에도 "민형사 소송" 되레 찬물**

경인방송지부는 대주주인 (주)동양제철화학이 '공익적 민영방송' 제안을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3일 △대주주가 불법으로 갖고 있는 우선주 전량(3백50만주)을 우리사주조합에 매각 △조합원 퇴직금 일정비율 출자전환해 자구노력 동참 △건물과 토지의 경우 모기지론 방식으로 10년 동안 iTV 법인소유화 △일정기간 동안 임금 동결 등의 수정안을 마지막 카드로 제시했었다. 이는 노사 협상과정에서 대주주측이 제시했던 안들을 대폭 수용한 것이기도 했다.

또, 국·부장, 차장급 등 중견사원들은 7일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동양제철화학과 경인방송노조의 성실한 협상 재개 △사태악화를 막기 위해 협상의 주체들을 자극하는 경영진들의 일체 행동 자제 △방송위의 합리적인 수습 노력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7일 "8일까지 업무복귀를 하지 않을 경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노조를 자극했고, 급기야 (주)동양제철화학측은 15명의 직원들을 경인방송 사옥 안으로 진입시키려다 이를 막는 노조측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대주주와 회사측의 이같은 행동은 계속 버티면 방송위도 어쩔 수 없이 재허가를 내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이번 일로 노조를 와해시킬 수 있다고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엄청난 착각으로, 언론계는 경인방송을 새롭게 탄생시키기 위해 8일부터 보다 구체적인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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