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지는 27일(현지시간) 한국에서는 현재 그 어느때보다 강렬한 반미감정이 휩쓸고 있다고 보도했다.
IHT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네티즌들은 미국을 '테러의 축'이라고 표현한다.
'미국은 추악한 스포츠맨협회'라는 문구를 내세운 '더러운 미국'이라는 반미사이트도 등장했다.
분쇄기 톱니바퀴 사이에서 부시의 머리가 뭉개지는 그림과 함께 "부시는 바보같은 놈"이라는 욕설을 내보인 사이트도 있다.
한 반미사이트에서는 "오노, 부시, 김대중 대통령, 김운용 IOC위원 등을 대상으로 누구를 가장 미워하느냐"는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6천6백40명의 응답자 가운데 60.18%가 오노를 꼽았다. 김운용은 19.07%, 부시는 11.97%였다.
반미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겨레신문은 "미국제품을 사지말자"는 사이트 소개기사를 크게 보도하고 있다.
보수신문 조선일보는 미국을 '강대국 중의 하나일뿐'으로 여기는 젊은이들과 '미국을 혈맹으로 보는' 중년 이상층과의 시각차를 대비해 보도했다.
한국의 반미감정이 젊은층을 포함한 보통사람들에게까지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요인으로 이 신문은 조시 W.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과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강탈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는데, 여기에게 설상가상으로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미국 NBC방송 사회자의 망언이 기름을 얹은 꼴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라고 발언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예민해진 상황이었다. 이 와중에 부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나서면서 한국내에서는 방한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크게 일어나 반미감정이 구체화됐다.
때마침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핌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김동성 선수가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 선수에게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기자 분노가 폭발했다는 것이다.할리우드 배우에게나 걸맞는 제스처로 김동성 선수가 자신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주장한 오노 선수에게는 인터넷으로 협박 메시지가 수천통 보내졌다.
그러나 반미감정이 급속도로 퍼지며 보다 깊고 강하게 된 것은 '투나잇쇼'의 사회자 제이 레노의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김동성 선수가 하도 화가 나 집에 도착해서 자신의 개를 발로 차고 잡아먹었을지 모른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웹사이트들에서는 스타벅스 커피, 맥도날드 햄버거, 에스테 로터 향수 등 미국 제품을 사지말아야 할 품목에 올리는 등 반미감정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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