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 민주당의원에 대한 사퇴여론이 비등해 민주당 수뇌부를 전전긍긍케 하고 있다.
민주당 사이트에는 요즘 김운용 의원의 '솔트레이크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이 연일 쇄도하고 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은 성공적 대회"라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발언이 있은 직후 민주당 사이트에 가장 먼저 들어온 질문은 "정말 김운용이 민주당의원이냐?"는 질문이었다. 그가 체육계의 거물인지는 아나, 민주당의 비례대표의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던 탓이다.
***"김씨가 민주당의원이면 민주당에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 중에는 처음부터 육두문자로 시작되는 비난성 글도 많으나, 정중하게 김 의원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표명을 촉구하며 민주당의 장래를 걱정하는 글들도 상당수 있다.
한 네티즌은 26일 '김운용씨의 발언에 대하여 궁금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민주당의 책임있는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민주당에 묻고 싶습니다.
김운용씨의 발언이 김운용씨 혼자만의 발언인지 민주당,정부를 대표한는 발언인지 궁금합니다. 하루빨리 입장을 표명해주시고 책임여부를 가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유야무야 넘어가려 한다면 누구도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김운용씨 개인의 안위를 위한 독단적인 발언이었다면, 공직자로서 자기자신만을 위해 온국민을 일시에 비참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절대 용서하여서는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비상식적인 정치행태에 대해 이미 무감각해진지 오래이지만 김운용씨의 참으로 비열한 행동에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비열하다는 말은 함부로 쓰기 힘든 말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되며 대체할 다른 말이 생각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책임있는 입장표명을 기다리겠습니다."
민주당 실세들과 김운용의원간의 친분 정도를 묻는 질문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26일 '김운용위원이 민주당원 맞나요?'라는 글에서 "어디서 읽었는데 김운용위원이 민주당원이고, 권노갑씨하고 아주 친하다는 데 사실입니까?"라고 물었다. 권노갑 전최고위원은 김운용의원의 공식 후원회장인 동시에, 지난번 김 의원이 IOC위원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를 지원하기 위해 모스크바 총회장까지 직접 날아갔을 정도로 김 의원과 친분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이 네티즌은 "그렇다면 민주당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미국 올림픽위원회에 대한 공식적 유감표명과 한국을 비방한 NBC TV의 제이 레노에 대한 항의문 전달 등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김의원을 축출 안하면 대선때 3백만표가 날아갈 것"**
김운용의원이 대한체육회장 자격으로 27일 아침 귀국한 김동성선수 등을 상대로 해단식을 하며 격려사를 한 직후에는 더욱 비난여론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한 네티즌은 '김운용을 탈당시켜라'는 글에서 "김운용이 민주당이었소?"라고 반문하며 김의원의 즉각 탈당을 촉구했다. 그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나라에게 모욕을 당하고 국민들이 분노하는데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은 자기밥그릇 싸움엔 그렇게 열심이면서 국민의 소리엔 (왜) 침묵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직 안 늦었으니 국민들이 화를 내면 국민들의 정서도 읽을 줄 아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운용의원을 계속 당에 남겨둘 경우 민주당이 연말 대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경고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국민이 싫어하는 인물을 계속 놔둔다면 결국 민주당은 대선에서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네티즌은 "나라의 자존심을 미국에게 팔아넘긴 김운용과 권노갑이 무슨 관계라던데 어떤 관계냐"고 물은 뒤 "민주당에 충고 한마디 하겠는데 김운용을 빨리 내보내라. 아니면 최소한 3백만표는 날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밖에 여야가 공동으로 '김운용 솔트레이크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요즘 검찰이 수사중인 김운용의원 친익척 및 가신의 비리의혹을 샅샅이 파헤칠 것을 주문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요즘 민주당 사이트는 김운용 비난여론으로 도배질을 하다시피 하고 있다.
***"성추행 스캔들에 이어 솔트레이크 발언까지...죽을 맛이다"**
이같은 여론에 대해 민주당 수뇌부는 말도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지 않겠냐는 판단을 하고 있는듯 싶다.
그대신 사이트에 올라온 주문들 가운데 NBC TV의 제이 레노의 망언에 대해선 망언후 닷새뒤인 지난 26일에야 대변인 비판 성명을 내는등 일단 수용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만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우근민 제주지사의 성추행 의혹으로 여성계 여론이 심상치 않은 데다가 전국민을 분노케 한 김운용 의원의 메가톤급 발언까지 나와 요즘 죽을 맛"이라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내심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간이 약'이기를 바라는 당의 생각과는 달리 김운용 파문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수, 체육인 등 각계인사 3백명으로 구성된 체육시민연대(위원장 한형식)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김운용씨는 체육계 수장으로서 잘못된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한국의 이익을 대변해야 함에도 성공적인 올림픽 운운했다"며 "국민은 그가 이 부분에 대해 진실로 사과하기를 기대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한체육회장 등 자리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과연 김 의원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국민의 관심이 지금 민주당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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