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박탈 당시엔 입 다물던 정치인들이 지난 27일 오전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김동성 선수 환영에 앞장 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임창열 경기도지사는 27일 새벽 4시 인천 공항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선수단 환영행사에 참석해 김동성 선수에게 금메달을 수여했다. 임 지사는 김동성 선수가 수원시 일대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치는 차에 동승해 계속된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또 임 지사는 오전 9시 30분에 경기도청에서 열린 성대한 환영식을 주관하고 이 자리에서 격려금과 월 1백만원씩 4년간 지원금을 주겠다는'우수선수 육성금 지원증서'도 수여했다. 임 지사는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26일부터 홈페이지에 '진정한 금메달의 주인은 김동성! 당신입니다'라는 배너를 달고 '김동성 선수 격려 메시지 남기기'를 벌이고 있다.
***금메달 뺏길 땐 입 다물더니**
정작 김동성 선수에게 금메달을 수여하려는 움직임은 정치권이 아닌 모교인 고려대 총학생회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처음 시작됐다.
고대 총학생회는 "이번 사건은 스포츠 테러"라고 주장하며 지난 26일부터 본교 및 이공대 캠퍼스 두 곳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김동성 학우 금메달 만들어 주기 모금운동'을 2주간 벌이고 있다.
한글과 컴퓨터(www.haansoft.com), 인터넷 서점 모닝365(www.morning365.com)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지난 25일부터 김동성, 안현수 두 선수에게 '금메달 달아주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국민적 정서를 반영, 경기도는 지난 26일 동두천시 소속인 김동성 선수에게 금메달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 선수에게 금메달과 격려금을 수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금메달 뺏길 땐 아무 소리 않던 정치인들이 무슨 염치로 김동성 선수 환영 행사에 앞장설 수 있는가.
국회의원들은 김동성 선수의 금메달 박탈 사건이 있었던 지난 21일 국회조차 열지 않고 장외에서 여야 간에 '폭로전'만 벌였다. 다음날인 22일 국회에서 '솔트레이크 사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여야 대변인들이 김동성 선수의 실격 판정이 잘못됐다는 짤막한 논평을 냈을 뿐이다.
게다가 대한체육회장이자 민주당 국회의원인 김운용씨는 지난 22일 "이번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이었다"며 "폐막식을 참석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은 국회 참석과 전국 동계체전 개막식 참석을 이유로 애초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기로 했던 일정을 바꿔 26일 먼저 귀국했다. 김 회장은 27일 인천공항에서 있었던 동계올림픽 선수단 환영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폐막식 참가 결정은 문화관광부와 사전에 조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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