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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최순실'은 맏사위 쿠슈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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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최순실'은 맏사위 쿠슈너?

CNN "트럼프 인수위 '칼부림'"…인수위 내부 암투 점입가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이른바 '막후 실세'로 불리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대통령 당선자에게 제공하는 일일 브리핑까지 참관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쿠슈너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간 갈등으로 정권 인수위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일라이자 커밍스 연방 하원의원은 16일(현지 시각) 트럼프 당선자 인수위 위원장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에게 서한을 보내 쿠슈너가 인수위 내에서 맡을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커밍스 의원의 이 서한은 트럼프 당선자가 국가 기밀 정보가 포함된 '대통령 일일 브리핑'에 쿠슈너의 동석을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미국 방송 ABC는 트럼프 당선자 인수위에서 쿠슈너가 이 브리핑을 들을 수 있도록 기밀 정보를 취급할 수 있는 보안 허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커밍스 의원은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자가 국가 기밀에 "놀랄만큼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판단력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의 사위는 행정부의 공직을 맡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미국에는 '친족등용금지법'(anti-nepotism law)이 있어 대통령이 '친족'(relatives)을 내각이나 정부 공식 직책에 임명할 수 없다. 다만 인수위 조직이 이 법률의 적용 대상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위인 쿠슈너의 보안 허가를 요청했다는 보도는 "전형적인 왜곡 기사"라며 부인하고 나섰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14일 (현지 시각) 트럼프의 거처이자 집무실이 있는 뉴욕 맨해튼 5번가의 트럼프타워를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쿠슈너와 크리스티의 악연…인수위 어디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공화당 내 경선 때부터 트럼프 캠프의 최고 실세로 지목돼왔다.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그림자 선대본부장'으로 불리며 대선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가 트럼프 당선자의 개인적인 측근이라면, 크리스티 주지사는 기존 정치권에서 트럼프를 도왔던 몇 안 되는 핵심 인사였다. 주류 정치권에서 사실상 외면을 받았던 트럼프 당선자 입장에서는 크리스티 주지사의 지지가 필요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6개월 전 인수위를 출범시키면서 크리스티에게 위원장직을 맡기기도 할 정도로 신임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대선이 끝나고 인수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시기가 되자 크리스티 위원장은 부위원장으로 강등됐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가 그 자리를 꿰찼다.

이후 크리스티와 가깝다고 분류되는 인사들에 대한 숙청 작업이 이어졌다. 미국 방송 CNN은 15일(현지 시각) 이를 두고 트럼프 인수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칼부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선 하원 정보위원장 출신으로 인수위에서 선임 국가 안보 자문을 맡으며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거론됐던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 의원이 쫓겨났다. 이와 함께 크리스티 주지사의 비서실장 출신인 리처드 배거 인수위 상임이사는 크리스티가 부위원장으로 강등됐을 때 함께 물러나야 했다. 인수위에서 법률 조언을 맡았던 윌리엄 팰러투치, 전 법무부 직원 케빈 오코너 등도 인수위를 떠났다.

인수위 내의 갑작스런 크리스티계 숙청 바람을 두고 사위인 쿠슈너와 크리스티 주지사 간의 악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뉴욕 연방검사로 재직했던 2005년 부동산 개발업자인 쿠슈너의 아버지를 조세 회피와 불법 선거자금 기부 등의 혐의로 기소해 감옥에 보낸 바 있다.

한편으로는 현재 인수위의 상황을 두고 쿠슈너와 크리스티 간 갈등을 넘어 트럼프의 측근들이 공화당 인사들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권력다툼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마이크 펜스 인수위원장은 인수위에 들어온 로비스트들을 퇴출하는 과정일 뿐이며, 크리스티 주지사와 관계된 인사들이 모두 퇴출당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내각 인선이 "매우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사위인 쿠슈너를 비롯해 기존 측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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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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