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고발하기로 했다. 선관위가 대통령에 대해 '중립의무 위반' 판정을 내리면서도 사전 선거운동 여부, '참여정부평가포럼'의 사조직 여부에 대해선 '해당 없다'는 결정을 내린 지 닷새 만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12일 선관위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재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지난 참평포럼 발언에 대해 선관위는 강연 대상이 한정되고 선거법 위반 발언의 반복성과 계속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전선거운동 금지 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그러나 원광대 강연, 6.10 기념식 발언은 이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선관위가 새로운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당 지도부 회의에서는 대통령을 무시하자는 의견과 헌법과 법을 유린하는 대통령 행보에 강력 대응하자는 의견이 대립했으나 결국 선거법 위반 사실이 자명하기 때문에 선관위에 재고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한편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에 대해선 퇴임 이후에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대선을 6개월 앞두고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공무원의 선거중립을 위반하는 죄를 퇴임 후에라도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선거중립 의무를 부정하고 있는데 3년 전 탄핵 결정문에도 대통령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 선거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나와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독립기관인 선관위 결정을 무력화시키고 대선판을 흔들어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마저 숨기지 않고 있다"이라며 "대통령 주변에 남은 것은 '참여정부평가포럼'이란 친노세력 뿐이다. 참평포럼을 해체하고 대선 불개입을 선언하는 것만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권력이 있는 곳에 부정부패가 그대로 남아있다"면서 "대통령 자신이 선거법과 헌법에도 없는 언행을 매일 되풀이 하는 것은 20년 전 6월 항쟁 정신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노 대통령식 정치를 두고 (현 정부를) 6월 항쟁 정신을 계승한 민주정부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노 대통령의 모습은 직무 파업을 선언하고, 유사 종교집단과도 같은 친노세력을 상대로 법치를 파괴하고 초헌법 혁명을 선동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대통령이 재임중 불소추 특권을 극도로 남용하고 있다. 공직 선거법 9조 위반에 대한 벌칙규정을 두는 법안을 준비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박계동 전략기획 본부장도 "대통령이 제도권의 목소리를 지키지 않고 막말을 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이 '재야 대통령'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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