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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선거중립은 유례 없는 위선적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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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노 대통령 "선거중립은 유례 없는 위선적 제도"

"참여정부 실패론자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

노무현 대통령이 현행 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조항을 "세계의 유례가 없는 위선적인 제도"라고 규정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준수 요청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8일, 전북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자신의 명예 정치학 박사 학위 수여식 특강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중립을 하냐"며 "비록 내가 (선거에) 안 나오더라도 참여정부 이후의 정부가 여전히 민주정부가 되도록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어디까지가 정치중립이고 어디까지가 선거중립이냐"며 "'이명박 씨의 감세론이 되면 우리나라 복지는 안 된다.' 이것도 선거중립을 안 지키는 것이냐? '이렇게 (감세론을) 말하는 사람이 정권을 절대로 잡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 선거운동이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잘 된다'고 말하면 선거운동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선거법의 선거중립에 대한) 모호한 구성요건은 위헌이죠?"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정부가 우선 선거법을 함부로 어떻게 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면서도 "어떻든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참평포럼 강연 방불케한 원광대 특강

노 대통령의 이날 특강은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의 강연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언론 비판, 한나라당 비판, 여당 내 통합파 비판 등 노 대통령의 평소 지론에 선거법 비판이 더해진 이날 연설은 오히려 지난 강연보다 강도가 높다는 평을 받을 정도였다.

노 대통령은 "시장 지배 권력의 횡포에 맞서야 한다", "무식한 소리 하는 정당이 있고 이런 정당에 박수 치는 언론이 있다", "(여권에서) 참여정부 실패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쪽 팔린다"는 등 특유의 거침없는 발언이 쏟아져 나온 것.

노 대통령은 특강 초반에 "제가 '노명박'이 되는 건가 싶다"며 "하여튼 이명박 씨가 '노명박'만큼만 잘하면 괜찮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나머지 한 시간 10분 여 동안은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 특유의 큰 제스처를 구사하는 등 흥분한 표정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5년 단임제는 쪽 팔리는 것"

이날 노 대통령은 특히 "한국은 정치후진국"이라며 현행 선거법과 헌법 등 정치제도를 맹공격했다.

노 대통령은 "헌법에는 대통령의 정치활동을 괜찮다고 한다. 공무원 가운데 대통령의 정치활동은 예외로 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런데 정치중립을 하면서 선거중립을 하는 방도가 있냐"고 되물었다.

노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직접 하지 말라는 건 이해가 된다"면서도 "어디까지가 정치중립이고 어디까지가 선거중립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선거중립은 지키겠지만 정치중립은 안 될 말"이라는 자신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방어의 최선은 공격"이라며 "(방어를 위해선) 공격하는 사람의 도덕적 신뢰성, 정책적 역량의 신뢰성을 공격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후진적 제도 몇 개를 개혁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막 후진국, 독재국가를 벗어난 국가에서만 대통령 5년 단임제를 가지고 있다"며 연임제 개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5년 단임제는 쪽 팔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그는 "여소야대가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전 세계에 민주주의 하는 나라가 연정을 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냐"며 자신이 제기했던 정치적 의제들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대선에서 영남 32% 득표하면 무조건 이기는데"

열린우리당 초재선 의원 16명이 탈당한 이날 노 대통령은 구 여권을 향해서도 거친 비판을 쏟아내며 "호남의 국민 여러분들이 휘둘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번 참여정부의 출범은 지역주의에 대항하는 정치세력의 놀라운 승리였다"며 "영남사람 노무현과 그 일당에게 호남에서 몰표를 줘서 정치의 지역통합이 이뤄진 것에 감사한데 그것을 다 지켜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영남에서 13%를 얻었고 17대 총선에서 우리당이 32%를 얻었다"면서 "대선에서 우리당이 영남 32%를 득표한다고 가정하면 무조건 이기는 것인데 우리당이 분열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차별화 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때문에 망했으니 우리가 나가겠다'는 것이다"면서 "'당신 인기 낮지 않냐'는 것인데 당신들 인기는 나보다 더 낮지 않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 대통령은 "회사가 부도가 나려면 이사들이 자기 집이라도 잡히고 사채라도 얻어야 회사가 사는 것 아니냐"며 "부도도 나기 전에 여유자금이 좀 바닥이 났다고 우수수 나가버린다"고 탈당파를 비판했다.

그는 "정치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국회에 왕창 들어왔다"며 "어떤 정치를 훈련받았냐 하면, 2001년에 차별화 한 사람들이 지지도가 쑥쑥 올라갔다. 그건 배신적 행위 아니냐"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전 장관 등 우리당 창당 주역들은 지난 2001년 권노갑 당시 민주당 고문과 차별화를 통해 기세를 올렸었다.

"호남, 충청 손잡으면 이기냐? 이인제가 또 나오냐?"

또한 노 대통령은 "2002년에 제가 그때 후보였는데 후보가 흔들리니까 바깥에 (정몽준) 후보하고 내통을 했다"며 "그 후보가 만약에 (단일화 후보가) 됐으면 이겼을까? 만약에 그 후보가 이겨서 대통령이 됐으면 정책이 균형발전을 했겠냐? 진보정책을 했겠냐? 유엔 사무총장이 나왔겠냐"고 말했다.

'탈당파=후단협'이라는 규정인 셈이지만 막상 '정몽준 후보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안에 합의한 자신의 선택에 대해선 별다른 해명이 없었다.

또한 노 대통령은 "그 내통했던 사람들(후단협)이 참여정부가 실패했다고 중상모략하고 있다. 알고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다"며 "그 사람들이 믿는 것은 지역주의 부추기면 안방에서 당선된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실패한 정부의 책임자는 오지마라' 이런다"며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배제론'을 언급하며 "그 책임자는 차별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오지마라냐, 품질이 딱 맞지 않냐"며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전 장관들을 조롱했다.

그는 "이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호남은 계속 고립된다"면서 "호남과 충청이 손잡으면 이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 씨가 동쪽에서 영남표 500만 표를 깨지 못했으면 죽었다 깨나도 이기지 못했던 것 아니냐, 이인제가 또 어디 있느냐"고도 말했다.

서부벨트 결집론에 대한 비판이자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대한 주문인 셈.

그는 "호남의 국민 여러분들이 절대로 휘둘려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멋쩍은 듯 "제가 좀 흥분했습니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예 기자실에 대못질 해서 넘겨주려고 한다"

물론 이명박 전 시장,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었다. 노 대통령은 대운하 공약에 대해선 "민자 유치하겠다 하는데 민자가 진짜 들어오겠나"고 비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는 감세론에 대해선 "감언이설에 속지마라"며 ""절대 세금을 깍아서는 안된다. 감세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보육예산 들어주고 복지한다고 하는데 '도깨비 방망이로 돈을 만드냐' '흥부 박씨가 어디서 날라오나'"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노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왜 독재자의 딸에게 연정을 제안했었냐"고 받아친 데 대해선 "독재자의 딸과 (연정을) 할 수 있느냐는데. 합당하는 것과 연정하는 것은 아주 다른 것"이라며 "합당과 연정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저를 공격하니 제가 얼마나 힘이 들겠나"라고 재반박했다.

"과거엔 독재와 결탁했던 언론이 지금은 시장과 결탁했다"고 전체 언론을 싸잡아 비판한 노 대통령은 "언론은 불신과 혐오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 정권에서 되살아날지 모르니 아예 기자실에 대못질을 해버리고 넘겨주려고 한다"면서 "말해놓고 보니 박사감이네"라는 말로 특강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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