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사람 안바뀌는 판짜기…'도로 우리당' 된다"
임종인 의원은 이날 발제문에서 "민생개혁 없이 친재벌 정책만 양산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에나 어울리는 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여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의 노선을 실용주의로 규정한 열린우리당 모두 책임이 있다"며 "이념과 노선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바뀌지도 않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정계개편은 통합신당이든 재창당이든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도로 우리당'이 될 것"이라면서 "말로만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지만 실제론 재벌과 특권층을 대변하는 '좌파 신자유주의', 앞으로는 자주를 외치며 뒤로는 미국 요구에 따르는 '친미자주'가 반복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이어 정책중심의 정계개편을 이끌 정책모임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새 시대를 여는 정계개편은 원칙을 지켜 온 사람들이 주도해야 한다"며 "여야와 원내외를 떠나 중도진보 성향의 개혁인사들의 정책모임부터 (정계개편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김태홍 의원도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의 삶의 본질인 민생, 양극화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지 않고 지역주의 등 지엽적인 문제를 화두로 삼으면서부터 실패는 시작됐다"면서 "그러나 집권여당의 정계개편 논의는 (당사수파와 통합신당파) 두 세력 간의 정치적 '수의 놀음'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정계개편 논의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삶에 기반한 정치로 실천적인 방향을 찾을 것인가에 있다"면서 "정권재창출만을 가슴에 품고 정계개편 논의에 지나친 열정만 토해내는 작금의 상황은 광기의 열정이 품은 '양날의 칼'에 또다시 좌절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호 "盧, 보수우익이 보낸 트로이 목마"
김성호 우리당 전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다음 대선과 총선에서 패하는 것뿐 아니라 정당으로 존립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은 말만 집권세력이지 이미 탄핵을 당한 상태"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노무현 정권은 철저히 국민을 속이고 지지자를 배신한 사이비 개혁주의자이자 기회주의자, 보수우익이 보낸 트로이 목마"라고까지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대연정을 시도했던 한나라당은 지역주의 정당이 아니냐"면서 "대연정은 창당 이후 최고의 해당행위였다. 당은 노무현을 제명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통합신당파에 대해서도 "(우리당이) 망한 것은 민주당과의 분열에서 온 것이 아니라 지지자와 대중의 신뢰, 진보의 전망을 상실한 데에서 왔다"면서 "통합신당이든 재창당이든 원인을 분열에 찾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천정배·신기남·유시민 등 우리당 창당 주역들도 도마에 올랐다. 김 전 의원은 "그들이야말로 정부와 대통령이 서민과 다른 정책을 할 때 '안 된다'고 했어야 했던 사람들이다. 심한 표현으로는 당을 팔아먹었다"면서 "최근에는 386 의원들도 반성을 통해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기여할 생각보다 통합신당 운운하면서 기회주의자들과 세력을 맞추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우리당에서 내세우는 용어를 모두 모아 보면 '민주-개혁-중도-실용-평화-번영-복지'"라면서 "이런 어중이떠중이 연합을 만들어 통합신당을 한다고 해도 국민은 속지 않는다. 깨끗이 해산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위한 마지막 봉사"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개개편=약장사 정치…진정한 '좌파' 할 용기 있나"
토론자로 나선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한 마디로 지금 여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계개편은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약장사 정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민주개혁 세력의 시대는 지나가고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열린우리당 내에 존재하는 진정성 있는 고민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려면 진정한 좌파를 할 용의가 있느냐, 그 신념이 있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우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우리당 천정배 의원, 민주당 이낙연 의원, 민노당 권영길 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천 의원은 토론회 축사에서 "열린우리당의 진로를 둘러싼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우리당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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