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김광웅 서울대 교수)가 11일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선 여권의 정계개편 작업에 대한 각종 비판이 이어졌다.
`한국 대선과 정계개편'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레임덕을 극복하려고 정계개편에 나서면 나설수록 오히려 `데드덕'(죽은 오리. dead duck)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노 대통령은 정계개편 불개입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은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하는 한편,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투명하고 철저하게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며 "노 대통령이 이런 원칙을 지킨다면 성공한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지 않는 대통령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권의 일등공신들은 더 이상 정권 재창출을 빌미로 권력 주변에 얼씬 거리지 말아야 한다"며 "참여정부의 실패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대통령과 함께 물러난다면 여권이 추진하는 정계개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역대 정계개편 사례들에 대해 `선거승리만을 위한, 상식과 원칙을 뛰어넘는 정계개편'으로 규정한 뒤 "열린우리당은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을 지양하고, 먼저 국정실패에 대해 참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권의 정계개편과 관련해 "1단계로 내년 초 여당이 당 사수파, 통합신당파, 고건 신당파로 분화되고, 2단계로 내년 7~9월께 반(反) 한나라당 연대 결성을 거쳐 3단계로 민주노동당과 선거연합을 구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의 발제 후 토론자로 나선 곽진영 건국대 교수는 "현재 논의되는 여권의 정계개편은 유권자 측면이 완전히 외면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도 "열린우리당은 정당으로서 국민적 명분이 없는 상황이 됐다"며 "열린우리당은 지금 정계개편을 논의할 게 아니라 대선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정계개편은 국민승인을 바탕으로 논의되고 선거를 통해 심판받는 것"이라며 "단독집권이 가능한 보수정당과 달리 좌파정당은 단독집권이 불가능한데, 좌파가 연대하려는 것을 비판하는 것은 집권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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