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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재청구했다지만…난관에 빠진 론스타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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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재청구했다지만…난관에 빠진 론스타 수사

[해설] 법원, 재기각 가능성 높아…수사, 용두사미 되나

3일 법원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로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 청구된 체포 및 구속 영장을 기각하자 검찰은 "한마디로 코메디"라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데 이어 영장 재청구를 통해 다시 한 번 법원의 진의를 파악하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일단 기각한 영장이 재청구됐다고 해서 발부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보고 있다. 이런 예상대로 법원이 또다시 영장 청구를 기각한다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뿐만 아니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상당한 시련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깊숙하게 연루된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수사 없이는 진실규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영장 기각…"한마디로 코메디"
  
  이날 검찰은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오전에는 정상명 검찰총장이 통상적인 업무보고도 미룬 채 외환카드 주가조작 등 론스타와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 직원들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만큼 법원의 결정에 검찰이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에는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 법원이 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내놓은 사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법원의 판단에 대해 검찰의 해당 사건 수사 지휘자가 공개적으로 반론을 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채 수사기획관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한마디로 "코메디"라고 단정했다. 그는 "시장에 대한 살인행위라고까지 불리는 중대 범죄인 주가조작 범죄, 그것도 피해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범죄혐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액만 513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론스타 법무담당 고문,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 등이 이번 사건에 깊이 관여했을 뿐만 아니라 진실규명에서 반드시 신병확보가 필요한 인사들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법원 "범죄 사실은 이해되지만, 구금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이에 앞서 검찰이 청구한 체포·구속 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법은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범죄의 개연성을 인정하면서도 체포 등을 통해 신변을 구금해 조사할 단계는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민병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론스타 경영진의 범행 죄질이나 피해 정도 등과 관련해 추가조사가 필요하지만 체포의 사유에 대한 (검찰의) 소명이 뚜렷하지 않다"며 나아가 "피의자를 구금해 조사할 정도의 사안이 아니며 도주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지금은 검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 정상적으로 출석을 요구할 단계이지 신체구금 등 강압적인 수단을 통해 신병확보를 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도주 우려도 없는 상황에서 신체를 구금할 경우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할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쇼트 부회장과 톰슨 고문에게)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며 출석거부 입장을 확고히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서도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대범죄를 저질렀고 그 혐의가 분명하다면 도주 가능성은 당연히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론스타 수사, 용두사미로 끝나나
  
  이처럼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체포·구속 영장 청구와 기각, 재청구를 통해 법원과 검찰 간의 현격한 시각 차이가 드러난 가운데, 금융계에서는 외환카드 주가 조작 의혹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법원의 판단에 불복해 일단 기각된 체포·구속 영장 청구서와 같은 내용으로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일차적인 이유다. 영장 기각으로 법원과 검찰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진 마당에 스스로 내린 결정을 법원이 뒤집겠느냐는 것이다.
  
  나아가 이번 의혹 사건을 푸는 데 열쇠를 쥐고 있는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 검찰의 수사는 겉돌 수밖에 없어 이번 의혹 사건의 몸통을 온전히 드러내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하튼 이번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조사해 온 검찰이 최대 난관에 부딪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
  
  너무나 다른 두 가지 반응…론스타는 "기쁘다", 시민단체는 "이해하기 힘들다"
  
  한편 검찰의 영장 청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던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해 노골적인 반색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이번 판결은 한국의 법체계가 궁극적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장치로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고도 덧붙였다.
  
  반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규명을 요구해 왔던 시민단체인 '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는 "법원의 기각사유는 참으로 수긍하기 어려운 논리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불법매각 관련자들이 지난 3년 동안 가장 열심히 한 일이 바로 증거인멸이었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이 즉각적으로 영장을 재청구한 일은 잘한 일"이라며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해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길 바란다"고 검찰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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