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9월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5일 법사위에서 헌법재판관 인사청문 요청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직권상정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與 "무리해서 진행하지 않을 것"
열린우리당 김한길,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양당 회담을 통해 "오는 28~29일 중 본회의를 열어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못한 법률을 처리하기로 양당이 합의했다"고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부대표가 전했다.
노 부대표는 "두 당은 본회의에서 단상 점거 등 물리력을 동원하는 행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9월 중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 문제를 제외한 국정감사 계획과 지난 본회의에서 처리가 지연된 법안들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직권상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노 부대표는 "비교섭 야3당이 받아들이면 고려 할 수도 있겠지만 절차적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법사위에 임명동의안을 보냈던 만큼 무리해서 진행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당은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지 30일이 지나도록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 없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의거한 '기다리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 부대표는 "현실적으로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이 안상수 법사위원장의 사회권을 받아 행사하는 방법도 어렵다고 본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한 달을 기다려 법사위 동의 없이 대통령이 전 후보자를 직접 재판관에 임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계산기만 놓고 보면 이번 합의는 열린우리당의 손해"라며 "하지만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고, 여당 입장에서 국정운영을 전혀 안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법사위 청문요청안 상정 논란
이날 법사위에서도 청문요청안 상정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으나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오늘 오후 헌법재판관 청문요청안을 토론 없이 표결처리하자"고 요청했으나, 안상수 위원장과 한나라당은 "간사협의가 우선"이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의사일정에 대해선 간사 협의 후 전체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도 "여야 간사협의에 맡겨달라"면서도 "깨진 달걀에 스카치 테이프 붙인다고 부화할 수 있겠느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시한을 다투는 문제인 만큼 간사협의를 통해 오늘 중으로 의사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안상수 위원장은 "간사 협의를 통해 다음 법사위에 동의안을 내라"고 일축하고 예정된 법사위 일정인 '바람직한 형사사법 절차에 관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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