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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판
[한윤수의 '오랑캐꽃'] <383>
우리 센터에 상황판이라는 게 있다. 벽에 걸린 근사한 판이 아니라. 컴퓨터상에만 존재하는 표다. '민사소송 처리 현황표'인데 가장 고참인 직원이 기록 관리하고 모든 직원이 공유하며 참조한다. 이 표만 보면 진짜 악성 체불사건이 뭔지 알 수 있다.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2011.05.26 12:14:00
놈놈놈
[한윤수의 '오랑캐꽃'] <382>
파란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은? 우산 세 개가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다. 그럼 노랑머리, 깜장 머리, 박박 깎은 머리는? 머리 세 개가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일까? 아니다. 머리 한 개가 왔다리갔다리 변하는 모습이다. 볼 때마다 변한다. 감당이 안
2011.05.24 08:20:00
서부
[한윤수의 '오랑캐꽃'] <381>
감자가 말라죽자, 아일랜드에 기근이 온다. 먹을 게 없다. 사나이는 무조건 미국으로 가는 배에 탄다. 뱃삯이나 음식값은 걱정할 필요 없다. 뉴욕의 공장 사장님이 물어주니까. 대신에 사내는 그 공장에서 2년간 일할 의무가 있다. 2년 후 자유의 몸이 된
2011.05.23 07:55:00
국제사기
[한윤수의 '오랑캐꽃'] <380>
이번에는 베트남 노동자들이 당했다. 국제사기에! 1년 계약인 줄 알고 왔는데 와보니 3년이란다. 3년 동안 꼼짝도 못한단다. 눈앞이 캄캄하다. 한 공장에서 3년 동안 꼼짝도 못한다면, 2007년에 폐기된, 악명 높은 산업연수제보다도 퇴보한 거다. 산업연수제
2011.05.19 07:39:00
폭성사
[한윤수의 '오랑캐꽃'] <379>
폭성사? 절 이름이냐? 아니다. 경찰이 잘하는 일이다. 폭행, 성추행, 사기사건 처리. 최고다! 높은 데 가봐야 소용없다. 다시 경찰로 내려온다. 근데 힘없고 어리숙한 외국인이 제일 많이 당하는 고통도 폭성사다. 폭행, 성추행, 사기! 묘하게도 겹친
2011.05.17 07:40:00
빗자루
[한윤수의 '오랑캐꽃'] <378>
베트남 통역 요안은 <토끼와 거북이> <호랑이와 곶감> 같은 우리 전래동화를 베트남 말로 번역하고 있다. 무려 30권이나! 요안이 물었다. "목사님, 빗자루가 어떤 뜻이에요?" 호치민대 한국어과를 나오고 한국에서 대학원까지 나온 재원(才媛)이 빗
2011.05.16 07:55:00
통역의 즐거움
[한윤수의 '오랑캐꽃'] <377>
전국에서 베트남 노동자가 가장 많은 곳이 화성이다. 많다! 그래서 베트남 통역이 반드시 필요했다. 하지만 평일에는 통역이 없었다. 베트남 통역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나는 지옥에라도 갈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4년 전, 서울의
2011.05.12 08:13:00
좁게 살자
[한윤수의 '오랑캐꽃'] <376>
19평. 이게 뭐냐? 우리 센터의 총 면적이다. 4년 전 초창기에는 이것도 넓었다. 나 혼자 일했으니까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사방 벽은 상담일지로 가득 찼고, 직원이 5명이다. 작년 여름 인터뷰를 하러 온 기자가 놀라서 물었다. "아니, 이렇게 작은
2011.05.09 07:41:00
악법
[한윤수의 '오랑캐꽃'] <375>
외국인노동자는 직장 이동의 자유가 없다. 1년 동안은 꼼짝도 못한다. 그래서 *외국에서 말이 많았다. 한국은 인권탄압국이라고! 여기다 설상가상! 3년 동안 꼼짝 못하게 되는 수도 있으니, 이를 어찌할꼬? 작년에 생긴 악법 때문이다. 3년간의 취업활동기간
2011.05.03 07:45:00
알바
[한윤수의 '오랑캐꽃'] <374>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사세가 기울었다. 월급이 밀리자 노동자들이 떠났다. 부족한 인원은 알바로 채웠다. 그러다가 결국 부도가 났다. 사장님은 생각했다. "나는 망했다. 하지만 종업원들에게 미안하구나. 임금이라도 챙겨줬어야 하는 건데!" 무엇보다 눈에
2011.05.02 07: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