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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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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성사

[한윤수의 '오랑캐꽃']<379>

폭성사?
절 이름이냐?
아니다.
경찰이 잘하는 일이다.
폭행, 성추행, 사기사건 처리.
최고다!

높은 데 가봐야 소용없다.
다시 경찰로 내려온다.

근데 힘없고 어리숙한 외국인이 제일 많이 당하는 고통도 폭성사다.
폭행, 성추행, 사기!
묘하게도 겹친다.
경찰이 잘하는 분야와 외국인이 괴로움을 당하는 분야가.

따라서 외국인을 돕는 내 입장에서는 경찰의 도움을 무지하게 일방적으로 자주 받을 수밖에 없다.
고맙지.
하지만 경찰 아저씨들에게 쫌 미안하다.
내가 도울 일은 하나도 없으니.
근데 도울 일이 생길 줄이야.

인근 파출소 소장님이 오셨다.
뜻밖이다.
경찰에서 이렇게 높은 사람이 오다니!
"아니, 소장님이 어쩐 일이세요?"
"저번에도 왔었는걸요. 그 날은 이 분 신세 좀 졌죠."
그는 말없이 웃고 있는 태국 통역 유와디를 가리켰다.
"그럼 오늘도 통역 때문에 오셨어요?"
"예."
베트남인이 파출소에 왔는데 무슨 일 때문에 왔는지 모르니 통역을 해달란다.
베트남어 통역을 보냈다.

사건은 간단했다.
베트남 노동자 A가 산 중고차를, 베트남 왈짜 B가 몰고 달아났다. 하지만 보복할까봐 두려워 신고도 못했다. 석 달 후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왔다. 속도위반, 신호위반 등으로 도합 76만 원짜리가! 가만있다간 거덜 나게 생겨서 차량 도난신고를 하러 파출소에 온 것이다.

우리 통역의 도움으로 경찰은 모든 상황을 파악했고, 도난신고 역시 무사히 접수되었다.

므흣하다.
*폭성사로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은 기분이니까.

*폭성사 : 폭성사 외에 경찰이 잘하는 일에는 교통사고 처리가 있고, 폭성사 외에 외국인이 당하는 고통에는 임금체불과 직장이동금지 등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공통점을 강조하여 폭성사라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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