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10월 10일 21시 31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거대한 변화 앞, 우리는 '어쩔 수가 없다'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어쩔 수가 없다>를 재미없게 본 관객들을 향한 항변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 하는 세상. '죽인다'는 설정이 과도하긴 하나 <어쩔 수가 없다>의 영화적 세계는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낯설지 않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는 비극에 익숙해진, 비극이 일상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이 죽어도, 그들을 짓밟아도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
이동윤 영화평론가
2025.10.09 06:56:20
'핏빛 일요일', 그리고 벨파스트 '벽화 전쟁'
[손호철의 벽화 기행] 8. 북아일랜드 역사를 바꾼 그날 이후
'일요일, 피의 일요일 일요일, 피의 일요일 일요일, 피의 일요일...' (U2가 1983년에 발표한 곡 'Sunday Bloody Sunday' 중) "저거 바비 샌즈 아닌가?"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 길을 걷고 있는데, 익숙한 한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북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지배와 억압에 저항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에 가담해 무장투쟁을
손호철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2025.10.09 06:55:58
사파티스타, 멕시코 민초들의 '살아있는 전설'
[손호철의 벽화 기행] 7. '혁명의 후예' 사파티스타를 찾아서
"신자유주의는 인류에 대한 전쟁, 제4차 세계대전이다."(마르코스 사파티스타 부사령관) "탕탕탕" 1994년 1월 1일 새벽. 어젯밤 송년파티의 여파로 깊은 잠에 빠져있는 멕시코 최남단 치아파스주의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라는 소도시의 정적을 총소리가 깨웠다. 놀란 주민들이 문밖으로 달려 나왔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검은 스키마스크를 뒤집어 쓴 반군
2025.10.07 17:57:52
<재미진 복수-밑그림>展, 피해자 측의 연대로 그린 돌봄의 장
[기고]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간, 부산에서 젠더기반폭력의 '피해자 측'을 구성하려는 시도로 <재미진 복수-밑그림> 전시가 열렸다. 여성주의 현대미술가 화사/이충열 작가(이하 화사)가 기획·주관했고, 성폭력 피해자 201명의 응답과 지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피해자 측을 구성하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화사의 시도가, 전시 공간에서
하현(자유기고가)
2025.10.07 14:05:58
"내가 前 대통령이 될 일은 없다" 호언했던 독재자는 왜?
[최재천의 책갈피] <독재자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마르첼 디르주스 글, 정지영 번역
"내가 자이르(Zaire)의 전(前)대통령으로 알려지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자이르의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의 말이다. "독재자가 된다는 것은 결코 내려설 수 없는 트레드밀에 갇히는 것과 같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했다가는 트레드밀에서 떨어져 다치고 만다. 한번 트레드밀에서 떨어진 독재자는 결코 그 자리에 다시 올라설 수 없다... 그런데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2025.10.04 14:41:07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않으려면 '시선의 폭력'을 거두라
[프레시안 books] <장애학의 시선>
약자를 향한 내 사회적 관대함의 시험대, 내가 조금 양보한 이익과 편리를 뿌듯함으로 교환하는 대상. 장애인에 관한 비장애인의 선의는 마땅히 이렇게 발현되는 거라고 무의식이 말한다.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를 너그럽게 용인하는 언론 프레임도 대체로 그 언저리다. 장애 이슈를 섹스와 젠더, 기후위기, 노동의 문제와 결부해 논하자면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임경구 기자
2025.10.04 10:50:00
사적이어서 더 혁명적인, '5중 소수자' 프리다 칼로의 절규
[손호철의 벽화 기행] 6. 프리다 칼로의 '또 다른 혁명'
"나는 악몽이 아니라 현실을 그릴 뿐이다."(프리다 칼로. 1907~1954) '소수자의 소수자의 소수자의 소수자의 소수자'. '주변부의 주변부의 주변부의 주변부의 주변부.'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라면, 나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칼로는 멕시코라는 주변부(소수자) 출신이다. 게다가 여자이니 '소수자의 소수자', '주변부의 주변부'
2025.10.02 06:44:24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에 대한 '출판공로상' 결정을 비판한다
[기고] 박유하의 수상은 위안부 할머님들에 대한 모욕이다
1. 뉴스를 보고 개탄의 심정이 솟구쳐 몇 자 적지 않을 수 없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교수에게 한국출판공로상 특별공로상을 수여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 책이 지닌 다대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애초에 책과 저자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반대했다. 책에 나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주관적 왜곡과 특히 저급한 연구 방법론이 <
김동규 동명대 교수
2025.10.01 13:29:44
잭슨 폴록의 스승이 공업용 페인트로 벽화를 그린 까닭
[손호철의 벽화 기행] 5. '혁명적 풍운아' 시케이로스
"우리의 근본적인 미학적 목표는 예술적 표현을 사회화하고 우리의 부르주아적 개인주의를 씻어내는 것, 이젤 회화의 타성을 몰아내고 기념물 공공 벽화 예술에 헌신하는 것, 여러 세기 동안 모욕당해온 원주민들, 장교들에 의해 교수형 집행인으로 강요되어 온 병사들, 부자들에 의해 채찍질을 당해온 농민과 노동자들에게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다비드 시케이로스. 1
2025.09.30 06:28:43
우리 시대의 천재, 올리버 색스의 글을 만나다
[최재천의 책갈피] <디어 올리버> 올리버 색스·수전 배리 글, 김하현 번역
"디어 올리버Dear Oliver" 그렇게 편지는 부쳐지고, "디어 수Dear Sue" 그렇게 답장은 도착한다. 두 사람 사이에 편지가 시작되었을 때 수전 배리는 50대였고 올리버 색스는 70대였다. 수는 마운트홀리요크칼리지의 신경생물학과 교수였고, 올리버는 신경학 병례집으로 이름을 떨친 신경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둘의 발걸음이 우편함 앞에 멈
2025.09.28 19:5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