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4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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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사서 선생님'이 사라지는 이유는?
[親Book] 고정욱의 <사랑의 도서관>
"고3 때 이사를 했는데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서가를 돌면서 이거 볼까, 저거 볼까 책을 집을라치면 손가락이 저릿저릿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침대 위에서 몇 시간이고 책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싶다. 사서가 되고 싶다.' 꿈이었습니다."내 자기소개서 첫 줄은 도서관을 처음 만난 날을 가리킨다. 당시 나는 툭 하면 학교를 결석
이찬미 인천부흥고등학교 사서
통쾌한 뚱보 탐구 생활…"반전은 바로 너!"
[親Book] 캐롤린 매클러의 <뚱보 생활 지침서>
도서관에 잘 오는 여자아이가 있다. 한눈에 봐도 몸집이 크다. 말과 행동이 느리다. 그리고 항상 혼자 다닌다. 갑자기 내게 말을 걸다가 히히 웃기도 한다. 점심시간마다 대출이 안 되는 만화책을 보는데 종이 울려도 자리를 뜰 줄 모른다. 왠지 가엾다고 여기면서도 큰 관심은 안 갔다. 그 애가 불분명한 목소리로 열심히 말할 때 나도 모르게 어색한 표정을 짓지는
단조로운 세 칸의 삶, 그래도 사랑스러워!
[親Book] 호연의 <사금일기>
"언니의 단점은……. 진지하다는 거?"졸업을 앞두고 서울을 떠났다.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었다. 숲 속 어딘가 예쁜 집을 빌렸다. 모닥불을 곁에 끼고 고기도 구워 먹었다. 으슥한 밤, 옹기종기 이불을 뒤집어쓰고 홀짝홀짝 술을 마셨다. 한껏 분위기에 취했을 즈음 진실 게임을 했다. 여기 있는 애들 단점을 말해야 했다. 옆 동네라 종종
학교에 '바보' 선생님이 꼭 필요한 이유는…
[親Book] 시게마쓰 기요시의 <말더듬이 선생님>
"돈 없으면 말해라. 갚지 않아도 된다."대학원 진학 축하 겸 선생님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였다.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웃어 넘겼다. 학자금 대출을 하면 그만이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큰돈이 오고 가선 안 된다는 것쯤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선생님의 말씀은 진심이었다. 함
배우·레즈비언·트랜스젠더…'사람'을 빌려줍니다!
[親Book] 김수정의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이번 추석에도 집에서 TV를 보았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는데 중장년 합창단 오디션에서 아는 사람이 나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아이처럼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무대를 나풀나풀 걸어 다녔다. 심사위원들에게 장난도 쳤다. 반가웠다. 그 꺾이지 않은 삶의 의지라니. 살아온 인생대로라면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이었다.둘이 마주앉아 주고받던 대화가 생각났다. 그녀는 암
가출 소년에게 그림책 건넸더니 기적이…
[親Book] <그림책에서 찾은 책읽기의 즐거움>
중학교 1학년 때 왕따를 당했다. 친구가 생기길 간절히 바랐다. 공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중학교 2학년 때 내 성적은 국어 40, 영어 23, 수학 9였다. 찍어도 10점이 안 된다며 웃던 기억이 난다. 한 번 놓친 진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매일 멍하니 살았다. 아니면 잠을 잤다. 가슴이 허한 날들이었다. 나는 학습 부진
아빠를 '아빠'라 부르지 못했던 소녀, 지금은…
[親Book] 안나의 <천국에서 한 걸음>
학교 갔다 오면술 사 오랄까 봐슬슬 피해 다녔는데대문을 들어서면불그스레한 아버지의 눈빛이나를 부르는 것 같아눈물이 나올락 말락 한다.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김은영 지음, 창비 펴냄)재작년, 독서 치료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알코올 중독 가족이 나오는 시를 만났다. 초등학생을 위한 동시였다. 웬만해선 책이나 영화를 보고 울지 않는데 그 자리에서 후드득 눈물
호모포비아가 '동성애 지킴이'로 나서야 하는 이유는?
[프레시안 books] 하승수의 <청소년을 위한 세계 인권사>
한 달 전, 중요한 약속 시간에 늦어 급히 가던 중 어떤 이가 말을 걸어왔다. "서명 좀 해주세요."서울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였다. 잠시 머뭇거렸다. 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그들의 어려움을 아는 내가 모른 척해선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지만 몸은 이미 밖을 향하고 있었다. 죄송하다는 뜻으로 고개를 한 번 까닥한 채. 그 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