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3일 1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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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는 사회, 신 없는 섹스
[프레시안 books] 대럴 W. 레이의 <침대위의 신>
"가서 신이 없는 섹스를 즐겨라!" 이 문장은 수천 년 동안 종교에 의해 억압된 인간 성의 복권을 주장하는 한 무신론자 심리학자의 권리 선언이다. 종교와 인간의 불화는 여러 차원에서 끈질기게 진행되어왔지만, 침대위의 신(원제 Sex and God: How Religion Distorts Sexuality)(김승욱 옮김, 어마마마 펴냄)의 저자 대럴 W. 레
이명호 경희대학교 교수
노무현 자살 vs. 빨치산 학살, 죽음 앞에 선 우리!
[프레시안 books]임철규의 <죽음>
죽음은 모든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운명이다. 그리스인들이 신과 인간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라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 죽음, 즉 신은 불멸(immortality)의 존재이고 인간은 필멸(mortality)의 존재라는 사실이다.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이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에 따라 인간의 품위가 달라진다면, 어떻게 죽음을 대하는가는 그가
한국어가 사라진다면, 우리의 기억은?
[프레시안 books] 니컬러스 에번스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서재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 이 문장은 아프리카 작가 아마도우 함파테 바가 1960년 유네스코 연설에서 한 말이다. 소멸해가는 언어의 최후 화자 한명이 죽어갈 때 우리가 잃게 되는 것들을 이보다 더 실감나게 표현한 문장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하지만 소수 언어 화자 한 사람의 말 속에 담긴 것들이 자그마한 서재 하나로 축소될
지젝, '혁명의 예언가' 혹은 '철없는 몽상가'?
[프레시안 books] 이현우의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슬라보예 지젝이라는 이름은 한국 인문학계에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중문화 분석을 통해 난해한 라캉 정신분석학을 쉽게 해설하는 재기발랄한 이론가로 첫 선을 보인 이후, 지젝은 라캉의 실재 개념과의 전면적 조우를 통해 마르크스주의와 정신분석학의 결합을 독창적으로 시도해왔다.지젝이 '환상'의 기제로서 이데올로기를 재해석해내는 방식이라든가,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187년간 박물관 박제가 된 그녀! 도대체 왜?
[프레시안 books] 레이철 홈스의 <사르키 바트만>
사르키 바트만이라는 이름의 신상 기록에는 "1789년 태어나 2002년 묻히다"는 특이한 연대기가 들어있다.생물학적으로 그녀는 1815년 사망했다. 하지만 죽어서 땅에 묻히기까지 187년이란 터무니없이 긴 세월이 흘렀다. 죽어서도 땅에 묻히지 못하는 이 여성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시체를 땅에 묻고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 의식이 거행되기까지 왜
문학을 다시 묻는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목소리
[프레시안 books] 백낙청의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길>
최근 발간된 백낙청의 두 평론집을 읽고 느낀 가장 큰 소감은 그가 치열하고 왕성한 사유를 계속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비평가라는 점이다.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길(창비 펴냄)은 그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문학에 관해 쓴 평론과 영문학에 대해 1980년대 이래 써온 글들을 묶은 것이고, 세계 문학과 민족 문학 1 : 인간 해방의 논리를 찾아서(창비 펴냄
세상은 '말'들의 전쟁터…그 전투의 현장을 엿보다!
[프레시안 books]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키워드>
영문학 전공자로서 나는 누군가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키워드를 번역해 주기를 오랫동안 바랐다. 영문학이라는 제한된 분야를 공부하고, 가르치고, 또 글을 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말을 다루는 사람으로 나 자신을 정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말이란 얼마나 다루기 어려운 물건인가! 아니 '물건'이란 말이 살아 움직이며 역동적 변화 과정을 겪는 말을 가리키는 적절
감 잃은 올드보이의 '남자다움' 구출 프로젝트
[프레시안 books] 하비 맨스필드의 <남자다움에 관하여>
남성 위기 담론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우리는 꽤 오래 전부터 남성의 위기를 가리키는 숱한 말들을 들어왔다. 거의 엽기적 수준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는 '간 큰 남자' 시리즈는 흔들리는 남성의 지위에 대한 남성들 자신의 자조 섞인 심리적 반응이다. 이제는 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