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2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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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씨! 문학이 뭐죠? 쇳덩이 혹은 마리화나?
[변방의 사색] 가산 카나파니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갑자기 골목 쪽으로 대오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지난 7월 9일, 김진숙의 고공 농성을 지지하는 2차 희망 버스 때의 이야기다. 경찰이 뿜어내는 파란색 최루액까지는 견딜 만했는데, 좀 이어 경찰이 대오 한중간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습격을 시작하니 도리가 없었다. 서둘러 골목길로 접어드는데, 몇 백 명이 될지도 모를 인파가 한순간에 뛰어 들어오면서 그만 앞으로
이계삼 밀성고등학교 교사
"486? 당신 월급이 그쯤 되나 보죠?"
[변방의 사색] 김예슬의 <김예슬 선언>
경성제대 예과에 다니던 한 조선인 학생이 버스 안에서 여차장에게 '고것 참 예쁜데' 하고 농담을 했는데, 운전사와 차장이 합세하여 '경성제대에 다니면 제일이냐, 버릇 좀 고쳐야겠다'고 큰소리로 외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이 소문이 예과에 퍼지자 순식간에 60여 명의 조선인 예과 학생이 모여 당시 운전사와 차장들의 합숙소가 있는 청량리 역전으로 몰려가 몽
"<매트릭스> 속엔 아무런 철학도 없다!"
[변방의 사색] 슬라보예 지젝 등의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200년 뒤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인공 지능이 인간으로부터 독립했다. 인간은 기계와 전쟁을 치르게 되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기계의 에너지원인 태양을 차단하기 위해 하늘을 불태웠지만, 기계는 인간을 사로잡아 생체 에너지를 뽑아낸다. 이제 인류는 발전소 속 고치 속에 웅크려 잠든 '전지'가 되었다. 기계는 인간의 뇌 속에 1999년의 세상을 프로그래밍하
그날 부산 영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변방의 사색] 김진숙의 <소금꽃나무>
이제 김진숙을 읽자!지난 주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다녀왔다. 지금껏 수도 없이 집회를 다녀왔지만, 정말 그런 집회가 없었다.그날 그 야심한 시각에 방방곡곡에서 모여 날밤을 꼬박새운 1000명 넘는 사람들이 도무지 남처럼 느껴지지가 않았다. 크레인 위에서 울려 퍼지는 김진숙의 연설을 들으며 나도 참가자들도 모두 울었다.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좋았
"<나가수> 순위나 매기는 욕된 우리들…"
[변방의 사색]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한겨레에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의 사연이 연재되고 있다. 뜻 깊고 고마운 시도지만, 그 기사들을 읽기 위해서는 약간의 심호흡이 필요하다. 마음이 몹시 아프기 때문이다.돌이 안 된 아들과 젊은 아내를 남기고 서른 두 살의 계약직 토목 기사는 타설해 놓은 콘크리트 더미 속으로 빠져 숨졌다. 밤낮 없이, 주말도 없이 일하던 뒤끝이었다. 그곳은 경상
"핀란드는 틀렸다, 덴마크에서 배우자!"
[변방의 사색] <덴마크 자유 교육>
허망한 핀란드 교육 열풍한동안 핀란드 교육 열풍이 번져가는 것을 보면서 퍽 불편했음을 먼저 고백해야겠다. 외국의 사례에서 뭔가를 배우자고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차이를 재는' 태도라고 나는 생각한다.그러나 핀란드 교육 열풍에는 그들이 지금에 이르게 된 역사를 차분하게 조망하는 흐름도 그들과 우리의 차이를 실증적으로 재려는 노력도 없는, 그저 감탄의 릴
장래 희망 '농부'! 연봉 2400만 원! 꿈이 아냐!
[변방의 사색] 학교의 '교육 불가능'과 그 대안
두 달 전 이 지면에 쓴 "학교의 교육 불가능에 대한 생각"에 대해 몇몇 분들이 '진단은 구체적인데, 대안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지적해 주었다. 교육학 연구자도 정책 입안자도 아닌 현장 교사에게 구체적인 대안까지 요구하는 것은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그만큼 절박한 마음이라고 이해하고 싶다.그 글을 관통하는 '교육 불가능'이라는 문제의식은 지난
후쿠시마 충격, 일본은 '좀비의 나라'로 변했다!
[변방의 사색] 후지타 쇼조의 <전체주의의 시대 경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흘렀다. 하루에도 몇 번씩 프레시안에 접속해서 새로운 기사가 떴는지 찾아본다. 오늘은 교토 대학 원자로실험연구소 연구원 고이데 히로아키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이런 기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정부도, 도쿄전력도, 우리나라 원자력 마피아들도, 일단 좀 잠잠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나 같
토건족의 몰락? "이명박이 고맙고 또 고맙다!"
[변방의 사색] 제임스 컨스틀러의 <장기 긴급 상황>
지호야,네가 사는 분당에도 '방사능 비'가 오고 있겠지. 그래도 고요한 밤이다. 2주마다 돌아오는 이 지면에, 이번에는 내가 이 밀양 땅에서 직접 보고 겪은 신공항 소동에 대한 감회를 풀어 놓고 싶었다. 그런데 좀처럼 첫 문장이 나아가질 않더구나. 너무 많은 상념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거야.그러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났다. 이번 사태를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후쿠시마 사고, 이제는 제갈공명을 모셔올 때!
[변방의 사색] 다카기 진자부로의 <시민과학자로 살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4호기에 냉각수가 바닥났다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발표 이후 이틀간은 지내는 게 말이 아니었다. 수업을 들어가도, 수업을 나와도, 교무실에 앉아 있어도, 복도를 거닐어도 그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20년간 원자력 발전소 기술자로 일하다 암을 얻은 뒤, 남은 생애를 반핵운동가로 살았던 히라니 노리오(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