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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대타협' 한국노총-경총, 10월엔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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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대타협' 한국노총-경총, 10월엔 '으르렁'

노동부 '뒷짐' 속 갈등 증폭…경총, 정부 등에 업고 '대화 거부'

지난 2월 노사민정 대타협을 공동으로 제안하며 함께 손을 맞잡았던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노총이 하반기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를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선제공격은 경총이 날렸다. 경총은 지난 18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은 반드시 금지돼야 한다"며 "노동계는 자기혁신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때"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발끈했다. 하루 뒤인 19일 성명을 통해 "노동계에 대한 선전포고이며 무책임한 도발"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20일에는 8년 만에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을 찾아 시위를 벌였다.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문제를 풀기 위한 6자 노사정 대표자 회담은 "시행이라는 원칙이 없이는 안 된다"며 뒷짐 지고 있는 정부로 인해 논의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한국노총 "그간 쌓은 신뢰는 어디 갔나? 대화에 나서라"

▲한국노총은 20일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경총 회관에서 시위를 벌였다. ⓒ프레시안
한국노총은 이날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경총 회관에서 시위를 벌였다.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노총은 "대한민국의 노사관계가 후진적이라면 그 책임의 절반 이상은 경총에 있다"며 "사회적 대화와 노사자율의 싹을 꺾어버리고 일방통행식으로 정책을 도입하고 강제로 적용하려는 것은 바로 정부와 사용자 단체"라고 비난했다.

한국노총은 "자신들이 노사관계의 당사자임을 애써 잊어버리고 정부의 힘을 빌려 뜻을 관철하려는 경총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이날 경총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우리가 6자회담을 제안한 마당에 노동계를 자극하는 도발적 언행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진정으로 합리적인 노사관계가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길 바란다면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대화의 틀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총과는 그동안 신뢰를 많이 쌓아왔는데 갑자기 정권의 앞잡이가 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총 "노조 간부들 선동에 휘말리지 마라"

이에 앞서 경총은 성명을 통해 "선진 노사관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이 완전하게 금지되야 한다"며 "노동계의 투쟁 때문에 일시적인 진통과 혼란이 수반되더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이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또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획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라며 "근로자들은 노조 전임자의 특권을 누리고 있는 일부 노조 간부들의 투쟁 선동에 휘말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경총의 입장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총파업 및 정책연대 파기를 경고하고 나서는 등 '대정부 투쟁'의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경총이 협상 여지가 없음을 대외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6자회담 성사 여부는 불투명…양대 노총 지도부 21일 회담

▲ 양대 노총 지도부는 오는 21일 회담을 갖고 대정부 공동 투쟁 전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레시안
비록 총파업 등 '물리력 동원'을 준비 중이긴 하나, 아직은 노사정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에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번에 왜곡된 노사관행을 바로잡겠다"는 경총의 새삼스런 입장 표명이 "도발"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에는 참지 않겠다"는 한국노총의 경고에는 대화 압박의 성격도 들어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노동계와 먼저 대화하고 경영계와 대화하는 등 순차적으로 대화하겠다"며 '6자회담'을 사실상 거부할 뜻을 밝히면서 6자회담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 노동부는 "법 시행을 전제로 한 대화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양대 노총 지도부는 오는 21일 회담을 갖고 대정부 공동 투쟁 전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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