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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정책연대 파기, 한나라 낙선 운동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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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정책연대 파기, 한나라 낙선 운동 포함"

지도부 6명 삭발…양대 노총 공동파업 가능성도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6명이 15일 삭발을 감행했다. 현행법대로라면 시행이 불과 3개월도 안 남은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원인이었다.

장석춘 위원장은 이 두 문제를 놓고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번 쓸 수 있는 운명을 건 투쟁"이라고 규정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하반기 총파업을 결의하고 한나라당과 정책연대 파기를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정책연대 파기는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 낙선 운동이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삭발을 감행한 지도부보다 현장의 분위기가 더 험악했다. 참석 대의원들이 지도부가 가져온 안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하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도 연출됐다. 특히 한국노총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 4명에 대한 현장 조합원의 불신의 골은 깊을 대로 깊어진 듯 보였다.

"내년에 현행대로 시행될 경우 의원직을 내놓으라"는 현장 대의원의 요구가 쏟아졌다. 강성천, 김성태 등 출신 의원들은 "내 지역구는 한국노총"이라는 말만 되뇔 뿐 어떤 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정책연대 파기는 차기 대선까지 '한나라당 낙선 운동' 포함한 것"

▲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 6명이 15일 삭발을 감행했다. 현행법대로라면 시행이 불과 3개월도 안 남은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가 원인이었다.ⓒ프레시안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현장의 '배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총파업 결의와 정책연대 파기 위임이라는 지도부의 안건을 놓고 현장 대의원들이 잇따라 수정 제의를 내놓았다. 한국노총의 대의원대회에서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한 대의원은 "한국노총이 한나라당에 토사구팽 당하고 있다"며 "정책연대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만큼 11월 6일까지 (정부 정책 변화를 위한) 시한을 주고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7일 노동자대회에서 바로 정책연대 파기를 선언하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우리의 정책연대 파기 선언에는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는 물론이고 다음 대선을 비롯해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까지 담아야 한다"고 더 강경한 내용을 요구했다.

장석춘 위원장은 "정책연대 파기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배신행위에 의한 것인 만큼 당연히 다음 대선까지 포함된다"며 "그러나 시기와 방법은 지도부에 위임해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총파업은 만장일치로, 정책연대 파기 위임의 건은 반대 2명으로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서서히 달궈지는 양대 노총 공동 파업…민주노총 "공동 노동자대회 열자"

양대 노총의 공동 파업 등 연대 분위기도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임성규)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대화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한국노총이 제안한 6자 노사정 대표자회의도 사실상 참여 의사를 밝힌 셈이다.

다만 민주노총은 총괄책임자인 정운찬 총리가 나설 것과 협의 의제를 확대할 것 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에 '11월 공동 노동자대회' 개최를 제안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부의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올해 말 양대 노총의 공동 총파업도 가능할 분위기다. 장석춘 위원장은 "아직 양 조직의 앙금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공동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연대 총파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지도부는 오는 21일 만나 복수노조와 전임자 등 공동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 대응의 폭과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원직 걸어라' 요구에 의원들 '여러분이 잘 하세요'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출신 국회의원 4명에 대한 한국노총 대의원들의 배신감이 폭발 직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원들의 연대사가 시작되자마자 장내에서는 "똑바로 하라"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의원들의 연대사 도중 한 대의원은 "저 멀리서 이런 얘기를 듣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며 "의원 4명은 '현행 법안대로 내년 시행될 경우 한나라당을 탈당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배수진을 쳐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의원의 발언에 장내는 박수가 쏟아졌다.

강성천, 김성태, 이화수, 현기환 의원은 역시 노련했다. 그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이화수 의원)고 했을 뿐, 아무도 '의원직 사퇴'는 커녕 '탈당'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 강성천, 김성태, 이화수, 현기환 의원은 역시 노련했다. "의원직을 걸겠다고 약속하라"는 대의원들의 요구에 그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이화수 의원)고 했을 뿐, 아무도 '의원직 사퇴'는 커녕 '탈당'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사진은 연대사를 하고 있는 현기환 의원.ⓒ프레시안

김성태 의원은 "지금까지 노동운동이 하루라도 마음 편한 날이 있었냐"며 "이 위기를 잘 극복하는 길은 오직 단결된 투쟁 뿐"이라고 말했다. 강성천 의원도 "한국노총은 나의 고향이자 지역구"라면서도 "국회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여러분의 투쟁"이라고 했다.

현기환 의원은 "대통령의 입장이 매우 강경하다"며 "지난 13년 동안 시행이 유예된 것은 정부가 시혜적으로 준 것이 아닌만큼 예전 선배들처럼 여러분도 단결된 모습을 보여줘야 쟁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에 보내줬으니 이제 의원직을 걸으라는 현장의 요구에 출신 의원들은 오히려 '장석춘 위원장을 믿고 여러분이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공을 떠넘기는 꼴이었다. 이들 의원들은 연대사가 끝나자마자 한꺼번에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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