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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vs 친청', 집권 1년 만에 선 넘은 권력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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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vs 친청', 집권 1년 만에 선 넘은 권력게임

[최창렬 칼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민주당 전당대회

1952년의 발췌개헌안은 대한민국의 오염된 헌법 개정 역사의 시초였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국회에서 재선될 가능성이 낮아지자 대통령 직선제를 꺼내들었고, 상하 양원제를 주장했다. 반면 국회는 내각제와 국회 단원제를 들고 나왔다. 두 개헌안을 절충했다고 해서 발췌개헌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이승만의 대통령 재선을 위한 강압 개헌이었고, 그 과정은 주지하다시피 전쟁 중 계엄령을 선포하고 야당 의원들을 체포하는 등 국회를 압박한 독재의 서막이었다.

이승만과 한민당의 결합은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한민당은 지주와 친일 세력을 근간으로 하는 정당이었고 대중적 카리스마가 필요했다. 이승만은 대중적 명망은 있었으나 국회와 국내 조직 기반이 취약했다. 이들의 의기투합은 애초 가치와 신념에 의한 연합이 아닌 권력 창출을 위한 우익연합이었고, 균열은 권력 배분 때문이었다.

한민당은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면 자신들이 내각과 국회에서 권력을 틀어쥐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초대 내각의 한민당 인사는 김도연 정도였다. 이승만은 한민당과 임시정부계, 중도파의 갈등을 이용했다. 한민당은 자신들이 대통령을 만들어줬더니 권력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권경쟁이 '친노·친문' 대 '뉴이재명'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로의 외연확장 정책에 대한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증축론·재건축론이 이러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적 운동권 세력이 이재명이라는 도구를 내세워 권력을 만들어 줬더니 실용을 핑계로 자신들을 배제하고 엉뚱하게 보수측 인사들을 기용한다는 친노·친문 서클의 불만이 내포되어 있고 이러한 생각이 표출된 게 바로 '증축·재건축론'이다.

당권 경쟁 초입에 불거진 김민석 대 정청래, 두 당권주자의 '자기정치' 공방도 이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정치'라는 말은 일종의 낙인이 될 수 있다. 공익이나 선당후사의 정신이 아니고 개인의 대권이나 정치적 지분 챙기기를 위하여 대표직에 도전한다는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정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선명성, 당원주권주의 등을 자신의 당권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서 비판의 명분으로 삼는다. 정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의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는 말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발언이라며 자기정치는 김 전 총리가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증축·재건축론'은 정권이 외연확장보다 운동권 등 자신의 협량한 경계를 넘으면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초대 내각에서 이승만에 대한 한민당의 불만이 현재화하면서 결과적으로 강압적 개헌에 이르게 된 단초를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권력 내부의 지분 나누기로 비칠 수 있다. 자기정치 또한 미래 비전과 가치보다 대권을 위한 수단으로 당 대표직을 인식한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친청 대 반청, 친청 대 친명의 구도에서 양측의 차이는 당과 청와대 권력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 외에는 별로 눈에 띄는 것이 없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에 대한 논쟁도 사라졌다. 강성당원의 결집을 의식해서인지, 김 전 총리도 보완수사권 폐지가 정부의 방침이라고 밝혔고, 민주당도 지난 주 민심과 대통령마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공식화하고, 결국 본회의 통과만 남겨 놓았다.

권력투쟁에서 순결무구하게 공익만을 추구하는 정치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권력욕구가 동력이 되고 이를 통해 나타나는 정치현상이 현실정치의 메커니즘이다. 그래도 최소한의 금도를 가지고 권력게임에 임해야 한다. 당 대표 진퇴를 두고 내홍이 일상이 된 국민의힘에게서 대여 견제를 위한 수단과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당의 전당대회가 적통과 자기정치 논쟁, 과거사에 대한 네거티브가 난무한다면, 집권 2년차에 불과한 정권이 국정의 동력을 찾을 수 없다.

당과 청와대, 당정 관계는 수직적이고 종속적이어도 안 되지만, 당이 미래권력으로서 현재권력과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의 전당대회는 이러한 의제에 대한 토론과 논쟁을 기저로 하면서 각종 국정 아젠다에 대한 공론과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한다. 국민과 괴리되는 권력게임은 지방선거 이후에 지지율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여권으로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 대표 후보와 김민석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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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렬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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