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 간 신경전이 수위를 넘나들며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의 지지율 하락 국면을 들어 "내란세력한테 지지율이 뒤집혔다", "너무 '뭐' 팔리지 않나"라고 정청래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 후보는 검찰개혁을 강조하며 김 후보의 '보완수사권 폐지 정부안 전달' 입장을 두고 "그 중요한 사안을 당대표한테 전화도 안 했나. 제 전화번호를 혹시 모르나"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31일 강원 강릉시 강릉문화원에서 열린 영동권 권리당원 간담회에서 "지금 우리가 흔들리면 되겠는가. 애들 말로 너무 진짜 '뭐' 팔리지 않나"라며 "내란세력한테 이겼는데 그 내란세력한테 지지율이 뒤집힌다? 다음 선거를 이기냐 마냐 불안하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6.3 지방선거 결과와 그 직후 이어진 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세에 대한 '정청래 책임론'을 부각한 것.
김 후보는 이어서도 "선거 때 부산에선 말실수가 나서 못 가고, 평택에는 입장을 못 정해서 안 가고, 그런 거 안 된다"며 "선거가 이상하게 되니까 몽땅 흔들리잖나. 증시까지 흔들리잖나"라고 정 후보를 비판했다. "명청대전 또 하면 안 되지 않나", "여당이 대통령과 맨날 갈등하면 나라가 돌아가겠나"라는 등 정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도 이어나갔다.
이날 친명(親이재명)계 임미애·박선원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간담회를 연 김 후보는, 친청(親정청래)계 측의 '생일별 투표 가이드'를 두고도 "위법", "낡은 계파 행위"라며 공세를 이었다. 김 후보는 "비슷한 후보끼리 함께 선거운동도 한다. 우리 당헌·당규에서는 이걸 허용한다"며 "그런데 당대표는 이렇게 뽑고 여기는 다 찍어주고 여기는 생년월일 따라서 홀짝으로 찍고 이런 홍보물을 돌린다? 이건 위법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피해자 인권 강화 방안' 세미나를 여는 등 연일 검찰개혁 드라이브 행보를 보이고, 김 후보를 겨냥해 '보완수사권 폐지안 전달 여부' 논란을 재차 제기했다. 김 후보는 총리 시절 '5월 내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의 정부안을 당에 전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당대표였던 정 후보가 이를 '거짓말'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정 후보는 이날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가 총리시절 검찰개혁에 대해) 5월 처리를 요청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당에 요청을 하려면 당대표에 전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중요한 사안을 당대표한테 전화를 왜 안 하나. 혹시 제 전화번호를 모르시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나한테 요청한 적이 없고 나랑 대화한 적이 없는데 왜 내가 거부한 것처럼 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세미나 인사말에선 "개혁의 상징이자 깃발인 검찰개혁을 한시도 늦출 수 없고 깃발을 낮출 수도 내릴 수도 없다"고 '개혁파'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소청·중수청법 정부안이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그걸 당정청 조율로 당원이 만족할 수준의 법을 통과시켰다"고 말해 당시 총리였던 김 후보를 재차 겨냥하기도 했다.
또 다른 당대표 선거 후보인 송영길 후보는 이날 전남·광주를 찾아 무등산 노무현길을 오르며 '노풍(盧風) 재연', '노무현 정신'을 강조했다. 송 후보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어제는 하의도에서 김대중 정신을 새겼고, 오늘은 무등산에서 노무현 정신을 새겼다"며 "뿌리를 잇는 대표가 되겠다"고 썼다.
송 후보는 이날 등반 중 기자들과 만나선 "정청래 후보가 얼마나 솔직하지 않은지, 임기응변과 말기술로 본질을 회피하는지 TV토론에서 봤을 것"이라는 등 정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특히 친청계의 생일별 투표 가이드에 대해 "당원주권을 모독하는 행위", "묻지마 투표에 유치한 짝짓기"라며 "이런 건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말해 김 후보의 공세에 힘을 실었다.
송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서도 "하락을 증폭시키는 것이 유시민 작가를 비롯해 돌멩이를 던지는 그룹"이라며, 정 후보를 겨냥해 "그런데 (정 후보가 유 작가에 대해) '십자가 밟기 하지마라'고 했다. 유 작가가 예수님인가. 이게 신앙의 문제인가"라고 비판했다. "(유 작가에게) 동조하는 태도 자체가 '이재명 지키기'가 아니라 돌을 던지는 진영에 속해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현역 최고위원과 차기 최고위원 후보들 간에도 '팀 정청래'와 '팀 김민석'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 측이 '신천지 전대 개입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전당대회는 우리 당원들의 축제인데, 여기다가 신천지라는 오물 투척을 해버린 결과"라며 "이건 우리 당원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칫 우리 당을 큰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중대 사안이고 해당 행위", "분명히 근거를 대고, 사과하고, 필요하면 사퇴까지 하라"고 압박했다.
문정복 현직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전당대회를 뒤흔들었던 신천지 문제가 용두사미로 전락하는 모양새"라며 "근거도 없고 확인된 사실도 없이 당 전체를 신천지라는 낙인을 찍고 당원들을 의심의 대상으로 몰아세운 주장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최초의 문제를 제기하신 분은 당원들꼐 사죄하라"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서울시당 소속 일부 지역위원회가 지역 사무실에서 당원 명부를 이용하여 권리당원들에게 김 후보 지지 전화를 돌렸다는 의혹이 보도됐다"며 "당규는 물론이고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고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민희 후보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 "(김 후보 측이) 몇몇 의원님들을 실제로 '작업했다'는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해당 의혹에 힘을 실었다.
반면 이날 김 후보와 함께 강릉을 찾은 친명계 박선원 후보는 "지금 대통령이 그렇게 잘하셨는데 임기 1년이 조금 지나서 여러 곳에서 위기가 오고 있다"고 정청래 지도부 하의 '위기'를 거론하고 "우리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대통령과 가장 근접거리에서 국정 운영을 정말 밀도 있게 해오셨다", "일을 해 본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임미애 후보도 "국정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김 후보 강점을 어필했다. 그는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 발언을 '인위적 정계 개편'으로 해석한 것을 두고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건 더 넓은 민주당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이 진심을 왜곡해서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석상에서 김 후보에 대한 정 후보와 친청계 측의 '5월 정부안 전달' 공세를 방어하기도 했다. 강 최고위원은 "한정애 정책위장은 '정부 측의 입장을 당에 전달했다'라고 이미 분명하게 말했다"며 "정 후보가 '정부의 입장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의 공식 입장을 부정해서 정부의 신뢰를 흔들고 나아가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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