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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치러진 전태일노동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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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치러진 전태일노동상 시상식

김성환 위원장 "상 자체가 삼성과 싸우는 일"

"어머니, 절 받으시죠."
  
  "고생하는 사람한테 무슨 절까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교도소 접견실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오갔다.
  
  제16회 전태일노동상을 수여하기 위해 교도소를 찾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와 이 상을 받을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이었다.
  
  절을 하겠다는 김성환 위원장을 말리며 이소선 여사는 주머니 속에 숨겨온 장미꽃 한 송이를 김 위원장 옷에 꽂아주었고, 기어이 절을 한 김 위원장은 눈물을 훔쳤다.
  
  "상을 받는 것 자체가 삼성과 싸우는 일"
  
  지난 6일 전태일기념사업회는 "거대 재벌 삼성에 맞선 김성환 위원장의 끈질긴 투쟁은 전태일이 살았던 70년대의 암울했던 자본과 악덕기업의 횡포에 맞먹는, 거대한 무소불위의 삼성권력에 대한 싸움이라는 데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시상을 결정했다.
  
  1996년 이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오다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인 김성환 위원장의 투쟁이 전태일노동상의 제정취지에 합당하다는 것이었다.
  
  삼성의 계열사인 이천전기에서 해고된 뒤 삼성 계열사들의 노조활동을 지원해온 김 위원장은 지난 2003년 '업무방해' 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발간된 <삼성재벌 노동자 탄압백서>에 대해 삼성은 명예훼손으로 김 위원장을 고소했고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실형 5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05년 2월부터 집행유예됐던 징역 기간을 합쳐 총 3년5개월 형을 살고 있다. 지난 2월 국제앰네스티 본부는 김 위원장을 양심수로 지정했다.
  
  김성환 위원장은 "이 상은 제가 받을 게 아니라 분신으로 항거한 다른 이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상을 받는 것 자체로 삼성과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상자 발표와 함께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전태일기념사업회는 지난 8일 청와대에 김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했다.
  
  기념사업회는 "김성환 위원장의 항거는 우리 사회 민주화를 향한 또 하나의 외로운 투쟁이었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삼성의 비리를 폭로하다가 구금된 김 위원장을 조속히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탄원서를 전달했던 기념사업회 측은 "청와대로부터 다음 특별사면 때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소선 여사는 "세상이 거꾸로 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박정희 정권 때도 있던 특사가 김 위원장 같은 사람에게 왜 아직도 안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삼성의 탑, 구멍이 뚫리면 쉽게 무너져"
  
  한편 김성환 위원장은 오는 19일부터 아홉 번째 옥중단식을 준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부터 다른 곳에 수감된 구속노동자들과 함께 편지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결정했다"며 "교도소 내의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한 항의와 함께 한미 FTA 저지, 한나라당 반대, 삼성의 족벌경영과 무노조 경영에 대한 문제제기 등 공통된 주제로 연대 단식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교도소 내 비인권적인 처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운동시간, 면회 등 법적으로도 보장돼 있는 당연한 재소자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단식까지 벌여야 하는 상황이 상식적으로 말이,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아직도 교도소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의 양심선언에 대해 "정부와 삼성이 결탁됐다고 해오던 주장을 내부에서 일했던 김 변호사를 통해 들으니 뒷통수를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며 "김 변호사가 많이 외롭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노조, 족벌경영으로 쌓은 삼성의 탑도 한 군데에 구멍이 뚫리면 무너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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